KIA의 차세대 주자들이 위기의 대표팀을 구해냈다. 선발 임기영(24)과 주전 포수 한승택(23)이 좋은 궁합을 선보이며 팀을 결승행으로 이끌었다.
임기영과 한승택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만과의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호흡을 맞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임기영은 7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대표팀을 든든히 지켰다. 한승택은 이런 임기영을 노련하게 이끌며 대만의 예봉을 피해갔다.
두 선수는 올해 KIA에서 많은 성장을 거듭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사이드암 임기영은 23경기에서 8승6패 평균자책점 3.65의 호투를 선보였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승리를 따내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까지 드러냈다. 한승택은 주전포수 김민식과 마스크를 나눠 쓰며 개인 통산 최다인 96경기에 나갔다. 타격은 다소 부족했지만, 뛰어난 프레이밍 능력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선동렬 KIA 감독도 두 선수를 이번 대회에 중용하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밝혔다. 임기영은 한국시리즈에서의 상승세를 이어가기를 기대했다. 세 경기 중 한 경기 선발로 낙점했다. 한승택에 대해서는 “한국시리즈에서 리드를 하는 모습을 봤는데 어린 선수답지 않게 노련하게 잘했다”면서 주전 포수로 낙점했다. 포수진이 상대적으로 얇은 대표팀이라 한승택의 어깨에 큰 기대가 걸렸다.
두 선수는 그런 기대에 부응했다. 16일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부치기 끝에 7-8의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한국은 결승 진출을 위해 반드시 이 경기 승리가 필요했다. 선발로 나설 임기영의 비중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고, 한승택도 낯선 대만 타자들의 약점을 공략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두 선수는 좋은 호흡으로 대만 타선을 무기력화시켰다.
임기영은 사이드암이지만 좌타자에 약하지 않은 선수다. 체인지업이 좋기 때문이다. 대만 대표팀은 우리와 비슷하게 좌타자들의 비중이 큰데, 이날 체인지업 승부가 효율적으로 통했다. 심판의 오락가락한 존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한승택은 결정적인 순간 체인지업을 요구했고, 이것이 상당히 높은 확률로 통하며 임기영을 든든하게 이끌었다. 또한 8회와 9회에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승리의 큰 공을 세웠다.
대표팀은 두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1-0으로 이기고 결승에 선착했다. 이번 대회를 사실상 마감한 임기영은 국제무대에서의 호투라는 크나큰 자신감을 가지고 귀국한다. 역시 경험을 쌓은 한승택은 이제 내년이 기대되는 선수가 됐다. 두 선수의 이날 활약이 여러모로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
[사진] 도쿄돔=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