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의 호투. 한국 대표팀이 결승전에서 카드 하나를 손에 더 쥐게 됐다.
임기영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만과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한국으로서는 임기영의 호투가 반가웠다. 전날 일본에 7-8로 패배한 한국은 결승 진출을 위해서 반드시 대만전을 잡아야 하는 입장이 됐다. 패배는 곧 대회 탈락을 의미하는 만큼, 선동렬 대표팀 감독은 "오늘 경기에 지면 끝이다. 임기영에 이어서 박세웅을 곧바로 투입하겠다. 대신 이닝 중간이 아닌 이닝이 시작될 때 올리겠다"고 투수 전략을 밝혔다. 박세웅은 이번 대회에서 임기영, 장현식, 김대현과 함께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다.
1+1 전략을 짜며 사실상 '배수진'을 친 가운데, 임기영이 완벽한 피칭으로 선동렬 감독의 걱정을 덜어줬다.
이날 1회부터 삼자범퇴로 시작한 임기영은 7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단 2개의 안타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그사이 삼진은 7개나 잡아냈다. 특히 90개의 공을 넘긴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3타자를 모두 삼진을 처리하는 기염을 토하며 대표팀 불펜을 아껴줬다.
임기영이 7이닝 호투를 펼치자 선동렬 감독이 구상한 1+1 전략도 필요없게 됐다. 선동렬 감독은 박세웅 대신 박진형을 투입했다. 박진형은 다소 흔들리기는 했지만, 아웃카운트를 2개 잡았다. 2사 2,3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장필준은 8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올렸고, 9회 안타 한 개를 맞았지만,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대만의 추격 불씨를 완벽하게 껐다.
결국 한국은 이날 경기를 1-0으로 잡았다. 동시에 불펜 카드를 잔뜩 쥔 채 결승전에 먼저 도착해 올라오는 팀을 기다리게 됐다. / bellstop@osen.co.kr
[사진] 도쿄(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