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이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듯 관망 상태다. 지난 8일 FA 협상일이 시작, 열흘이 지났지만 계약자는 3명 뿐이다.
미국에서 일찌감치 유턴을 선언한 황재균이 kt와 4년 총액 88억 원에 계약했다. 롯데는 문규현과 2+1년 총액 10억 원으로 올 가을 FA 1호 계약, 삼성은 17일 베테랑 권오준과 2년 총액 6억 원 계약을 했다.
KBO리그 유턴 가능성이 높은 김현수, 메이저리그 신분 조회를 받은 손아섭, 거물 외야수 민병헌,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 등 대형 FA들의 거취는 정중동이다.
특히 올해는 외부 FA에 관심을 두지 않는 구단들이 많아 더욱 시장 상태가 고요하다. 최근 5년간 외부 FA 영입에 큰 손이었던 구단들이 FA 시장에 관심이 없다.
지난 5년간(2013~17시즌) 최고 큰 손은 단연 한화였다. 2013년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으로 두둑한 수입이 생긴 한화는 2014시즌을 앞두고 정근우(4년 70억 원), 이용규(4년 67억 원)을 영입했다. 한화는 최하위 탈출을 위해 '오버페이'를 선택했다.
2014년 가을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후 외부 FA 씀씀이는 더욱 커졌다. 투수 보강에 매달렸다. 2015시즌 송은범(3년 34억 원), 권혁(4년 32억 원), 배영수(4년 21억 5000만 원) 3명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2016시즌에는 정우람(4년 84억 원)과 심수창(4년 13억 원)에 다른 팀에서 데려왔다.
세 시즌 동안 7명의 외부 FA를 영입했고, 총 321억 5000만 원을 투자했다. 원소속 구단에 지급한 보상금은 제외한 액수다. 올 가을 한용덕 신임 감독 체제로 리빌딩에 나선 한화는 일찌감치 'FA 영입 없다'를 선언했다.
두 번째는 NC로 206억 5000만 원이다. 5명을 영입했다. NC는 2013시즌 베테랑 이호준(3년 20억 원)과 이현곤(3년 10억 5000만 원)에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2014시즌에는 이종욱(4년 50억 원), 손시헌(4년 30억 원)으로 내외야를 보강했다.
적절한 금액으로 부족한 포지션을 보강한 NC는 2016시즌 박석민을 4년 최대 96억 원(보장금액 86억 원)에 계약하면서 크게 한 번 베팅했다.
KIA(174억 원), LG(155억 6000만 원), 롯데(133억 원), 두산(115억 원)은 대형 외부 FA를 한 두 명 영입하면서 총액 100억대를 지출했다.
KIA는 올 시즌에 앞서 최형우를 100억 원 영입했다. 2013시즌에는 김주찬을 4년 50억 원에 영입했다. LG는 올해 차우찬을 95억 원에 데려왔다. 롯데는 2016시즌 손승락(4년 60억 원)과 윤길현(4년 38억 원) 영입에 투자했다. 올해 손승락 효과를 두둑히 누렸다. 두산은 2015시즌 장원준을 84억원에 데려왔고, 2015~16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2연패 결실을 맺었다.
10구단 kt는 첫 해에는 투자에 인색했으나 2016시즌을 앞두고 유한준을 4년 60억 원에 영입했다. 지난 가을 다시 지갑을 닫았던 kt는 최근 황재균을 88억원에 영입하며 제일 필요한 포지션을 보강했다.
삼성은 대형 FA 박석민, 최형우, 차우찬을 차례로 떠나보낸 후 우규민(4년 65억 원)과 이원석(4년 27억 원)으로 일부를 보강했다.
SK와 넥센은 지난 5년간 외부 FA를 한 명도 잡지 않았다. SK는 굵직한 내부 FA인 최정과 김광현을 붙잡는데 신경쓰고, 5년간 5명(이호준, 정근우, 정상호, 윤길현, 정우람)의 FA를 떠나 보냈다. 넥센도 5년간 4명의 팀내 FA와 계약했고, 거물 FA였던 손승락과 유한준은 타팀으로 떠나 보냈다.
올해 FA 시장에서 kt에 이어 어느 구단에서 외부 FA 영입 베팅을 할 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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