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선발진의 ‘영건 릴레이’의 마지막 바통을 받을 주자가 사실상 결정됐다. 박세웅(롯데)에게 마지막 바통이 넘겨진다.
한국은 지난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2차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1-0 신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전날(16일) 한일전 연장 접전 끝에 당한 7-8 역전패의 충격을 딛고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아울러 결승 진출을 위한 순위 확정의 중요 요소인 팀 퀄리티 밸런스(TQB) 경우의 수에서 우위를 점하며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대만과 일본의 경기 결과에 따라 결승 상대가 정해진다.
이날 승리는 순전히 선발로 등판한 임기영의 공이 컸다. 임기영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7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일본전 선발이었던 장현식이 5이닝 83구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의 역투에 이어 2경기 연속 ‘영건 선발’들의 호투가 도쿄돔을 수놓았다. 당초 국내에서 치른 연습경기 당시 선발진에 대한 고민이 깊었지만 선발 투수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모두 완수하며 영건들의 호투 릴레이를 이끌었다.
그리고 이제 한국은 결승전을 겨냥한다. 일본이 결승전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대만 역시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승전 파트너로 어느 팀이 될지 모르고, 선동렬 감독이 선발 투수를 예고하지는 않았지만 장현식, 임기영에 이은 한국의 결승전 선발 투수는 사실상 결정됐다. 남은 선발 자원 가운데 올 시즌 성적이 뛰어난 박세웅이 그 주인공이다.
박세웅은 당초 지난 17일 대만전 출격까지 대기했다. 그러나 선발 임기영이 7이닝까지 무실점으로 버텨내면서 필승 계투조에게 공을 넘겼고 이 계투진이 6회말 만든 1점의 리드를 잘 지켜내면서 박세웅은 이날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대만전 승리와 함께 결승전 선발 투수가 박세웅으로 사실상 확정이 되는 순간이었다.
박세웅은 올해 정규시즌 28경기 등판해 171⅓이닝 12승6패 평균자책점 3.68의 성적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호성적을 발판으로 박세웅은 무난히 대표팀에 입성했다.
하지만 박세웅은 대회를 앞두고 치른 두 번의 평가전 선발 등판에서 내용이 좋지 않았다. 8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3이닝 6피안타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4일 뒤에 열린 12일 경찰 야구단과의 경기에서는 3이닝 3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두 번째 연습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다소 많은 출루 허용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대신 위기관리 능력과 경기 운영 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박세웅의 결승전 선발 등판이 사실상 결정된 상황에서 이제는 박세웅의 투구에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박세웅은 올해 그 어떤 영건 투수들보다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해냈다. 그러나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많은 투구 이닝으로 인해 실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9월 이후 치른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9.42를 기록했다. 아울러 후반기 들어서는 구위 저하의 여파로 11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얻어맞았다.
박세웅의 시즌 막판 구위 하락과 많은 피홈런이 우려를 낳을 수도 있다. 특히 홈런 친화적인 도쿄돔의 구장 특성으로 박세웅의 피홈런이 결과를 다르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박세웅에게는 그 어느 투수보다 화끈한 투쟁심이 있다. 승부욕만큼은 소속팀인 롯데에서도 알아주는 편이다. 박세웅의 승부욕이 경기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경우, 박세웅은 장현식, 임기영에 이어 다시 한 번 ‘빅게임 피처’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더군다나 박세웅은 올해 경기 운영 면에서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영건 선발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결승전 특유의 분위기에 압도당하지만 않을 경우 박세웅은 능히 제 몫을 해낼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 조원우 감독은 "(박)세웅이가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며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과연 박세웅이 올해 대표팀 영건들의 ‘호투 릴레이’의 바통을 이어받아 결승점까지 팀을 무사히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