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는 어느 정도 틀이 나온다. 큰 고민은 없었다”
선동렬 야구대표팀 감독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예비 엔트리 발표 당시 몇몇 포지션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아무래도 만 24세 이하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자니 불균형이 있었다. 그러나 내야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전 구도가 어느 정도 뚜렷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격수 김하성(22·넥센), 2루수 박민우(24·NC)는 일찌감치 주전 키스톤 콤비로 뽑혔다. 이견이 크지 않았다.
그런 두 선수가 이번 대회를 넘어 대표팀의 향후 10년을 이끌 키스톤 콤비로 주목받을 태세다. 최근 리그에서의 상승세를 대표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태극마크를 달고 뛴 경험과 성공의 자신감은 창창한 나이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김하성은 이번 대표팀에서 4번 유격수, 박민우는 1번 2루수로 뛰고 있다. 공·수·주 전반에서 대표팀 타자들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이다. 김하성은 16일 일본과의 경기에서 대표팀 첫 홈런을 뽑아내는 등 멀티히트로 분전한 것에 이어, 17일 대만과의 경기에서도 볼넷 두 개와 실점을 막는 호수비를 선보였다. 박민우도 16일 일본전서 2안타 2볼넷, 17일 대만전에서도 2안타를 때리며 대표팀 공격의 선봉장 몫을 톡톡히 했다. 주루 센스도 돋보였다.
이미 각 포지션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모두 유력한 골든글러브 후보들이다. 김하성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19홈런, 2016년 20홈런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강정호의 공백을 메운 김하성은 올해 141경기에서는 타율 3할2리, 23홈런, 114타점으로 폭발했다. 16개의 도루도 보탰다. 앞으로 20홈런-20도루 클럽의 단골손님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내비쳤다.
박민우도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올해 부상으로 106경기 출전에 머물렀지만 타율 3할6푼3리를 기록하며 리그 타율 3위에 올랐다. 4년 연속 100안타 이상을 때렸고 2년 연속 4할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하는 등 공격에서의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역시 꾸준히 단계를 밟아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크다.
무엇보다 젊다. 김하성은 만 22세, 박민우는 만 24세다. 전성기가 왔다고 하기 어려울뿐더러, 앞으로 10년 이상 야구를 더 해야 할 선수들이다. 또한 현재 리그의 유격수나 2루수 중 두 선수만큼 확실한 실적을 낸 젊은 선수들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번 대회에서 선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기도 했다. 내년 시즌에도 올해의 성적을 유지한다면 2018년 아시안게임 선발도 유력하다. 대표팀의 내야를 책임질 두 미래가 이번 APBC에서 그 자격을 증명하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도쿄돔=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