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벼랑 끝 승부수를 던진다.
상무·경찰 입대 제한 연령을 꽉 채운 LG 내야수 오지환(27)과 삼성 외야수 박해민(27)이 군입대를 미뤘다. 지난 17일 마감된 상무 입대 지원서를 내지 않았다. 이미 경찰야구단 지원은 지난달 이미 마감됐다. 내년이면 만 28세가 되는 오지환과 박해민은 만 27세 연령 제한을 넘겨 상무·경찰 입대가 안 된다.
두 선수가 배수의 진을 치고 2018년을 준비하는 것은 아시안게임이 있기 때문이다. 내년 8월18일부터 9월2일까지 열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금메달을 따냈다.
그동안 아시안게임은 대체로 미필 선수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일본이 아시안게임은 아마추어, 사회인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해 전력상 한국이 우위.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빼면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1998년 22명, 2002년 4명, 2010년 11명, 2014년 13명의 선수들이 무더기 병역혜택을 누렸다.
오지환과 박해민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한다면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다. 두 선수가 꿈꾸는 최상의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관건은 과연 대표팀에 포함될 수 있을지 여부다.
첫 전임 감독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선동렬 감독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치러지고 있는 만 23세 또는 프로 3년차 이하 선수들로 꾸려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최대한 2020년까지 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 중간 과정인 2018년 아시안게임에도 APBC 참가 선수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지환과 박해민은 2018년 대표팀 선정 전까지 경쟁자들보다 월등한 성적을 내야 한다. 특히 시즌 초반, 전반기에 압도적인 성적을 올려야 선동렬 대표팀 감독에게 강한 어필이 될 수 있다. 오지환의 유격수, 박해민의 중견수 포지션에 그보다 더 젊고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해 두 선수에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격수에는 APBC 대표팀 4번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김하성(넥센)을 비롯해 하주석(한화) 류지혁(두산)이 있다. 리그 전체로 보면 김선빈(KIA)도 넘어야 한다. 중견수로는 이정후(넥센) 안익훈(LG) 김성욱(NC)이 APBC 대표팀으로 뛰고 있다. 리그 전체로는 박건우(두산)가 최고의 중견수로 자리 잡았다. 경쟁 선수들 대부분이 군필자이지만 실력주의로 뽑는다면 쉽지 않다.
만 28세 이상의 나이에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은 선수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추신수·김강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오재원·나지완·유원상이 있었다. 이에 앞서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송승준과 이택근이 만 28세 나이에 메달 획득과 함께 병역혜택을 누렸다. 과연 오지환과 박해민도 이들처럼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waw@osen.co.kr
[사진] 오지환-박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