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에 대해 알쓸신잡 박사들이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국의 다빈치라 불릴 만한 천재이자 마이더스의 손. 그러나 오랫동안 유배 생활을 한 비극적 인물. 시청자들에게 만약 그가 현 시대 살았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을 자연스럽게 던져줬다.
17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 시즌2'에서는 강진을 찾은 박사들이 정치 권력이 바뀌고 이 곳에 유배됐던 정약용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다.
정약용은 유시민의 말을 빌리면 진정한 '사기 캐릭터'. 조선의 최고의 지식인으로 꼽히는 정약용은 수원성을 축조하기 위해, 이전까지 없었던 돌로 건축물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거중기이다.
유현준 건축가는 "당시 무거운 건축물이 권력을 상징하는데, 거중기가 정조의 권력을 돋보이게 했다 정조의 10배의 힘을 100배로 보이게 했다. 정조에게는 정약용이 백만대군 같은 사람이었을 것"이라며 정조가 정약용을 특별히 아낄 수 없던 이유를 들려줬다.
정약용은 정조를 위해 '배다리'를 만들었다고도 말했다. 유시민은 "아버지가 할아버지한테 죽임을 당한 왕 정조는 대신들에게 권력을 과시할 필요가 있었고, 사도세자의 능을 이전하고 그곳으로 향한다. 그런데 한강이 장애물이 됐는데 그걸 배다리로 해결한 것이 바로 정약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조의 지극한 효심을 현실화시켜준 이가 정약용이다.
더불어 정약용은 걸어다니는 출판사라고 부를 정도로 5백권이 넘는 저서를 남기기도. 이 중에는 유희열이 발견한 '아동 한자학습서'도 있어 놀라움의 웃음을 안겼다. 박사들은 "정약용은 우리나라의 다빈치 같은 존재"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런 천재가 적극적으로 국가를 위해 일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순조 1년(1801년)에 천주교 신자라고 강진으로 유배를 오게 된 그가 유배기간 동안 집필한 수많은 책들이 정치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권력에 희생된 조선 최고의 지식인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도 있어 보인다. /nyc@osen.co.kr
[사진] '알쓸신잡2'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