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이런 하멜 표류기의 비화를 들을 수 있을까.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 시즌2'의 매력이다. 17일 방송된 '알쓸신잡 시즌2'에서는 한국에 표류해 살게 됐던 네덜란드 이방인 하멜에 대한 얘기가 펼쳐졌다.
이날 방송에서 박사들은 강진을 찾았고, 자연스럽게 이곳에 유배됐던 하멜의 이야기를 하게 됐다. 박사들이 설명해 준 네덜란드인 하멜은 동인도회사에서 무역하던 선원이자 서기였다. 그는 일본 나가사키로 가던 중 제주도에 표류하게 됐고, 강진에서 어려운 환경 속에 생계를 이어갔다. 당시 북벌 계획을 하고 있던 조선에게 하멜 등 외국인은 유용한 존재들이었기에 그들을 가둬놓았다.
그러다가 몇 번의 탈출 실패를 겪고 결국 일본으로 탈출했다. 그리고 일본에서 1년 정도 취조를 당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어 뇌과학자 장동선은 "그런데 문제는 하멜이 표류했던 기간 동안의 임금이었다. 돈을 받기 위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보고서를 써야 하는데 그게 '하멜 표류기"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를 듣던 유희열은 "하멜 표류기가 그럼 산업재해 보고서인 거냐"고 비유해 웃음을 자아냈고, 유시민은 "그래서 임금을 더 받기 위해서는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강조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과장이 좀 있을 것"이란 설명을 곁들여줬다.
더불어 하멜보다 먼저 표류해 결국 수십년을 조선에서 살며 아이까지 낳은 박연이 모국어를 거의 잊어버려 하멜 무리와 대화가 잘 되지 않았다는 설명,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네덜란드 전통 춤으로 벌이를하고 외국 문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스님들과 특히 사이가 좋았다는 하멜의 이야기 등이 전해졌다.
네덜란드 춤 이야기가 나오자 유희열은 이에 "버스킹했구나. 거리공연으로 버틴 유배생활이다"고 또 재치있는 비유를 해 웃음을 안겼다.
새로운 멤버들과 기존 멤버들의 케미스트리가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시즌2에서도 시즌1의 본질적 재미가 고스란히 살아있다. 지적 유희감이 가득한 '알쓸신잡2'는 어떤 역사책보다도 재미있게 시청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nyc@osen.co.kr
[사진] tvN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