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드라마 '보그맘'의 주인공 박한별이 이른바 '인생캐'를 만난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로봇 연기로 연기력을 인정받는 것이 어찌보면 아이라니하지만, 박한별은 언제든 '터져도 터질' 배우였던 것은 분명하다. 오히려 연예인으로서 박한별이 가장 화려했던 시기는 데뷔 당시였을지도 모른다. 박한별의 데뷔 시절과 지금까지의 과정을 대략적으로 살펴봤다.
- '여고괴담3'의 신데렐라
1984년생인 박한별은 데뷔 전부터 이미 스타였다. '얼짱' 출신으로 학창시절부터 주목받았던 그는 길거리캐스팅-잡지모델을 거쳐 19세의 나이에 2003년 영화 '여고괴담3-여우계단'으로 데뷔했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전지현을 꼭 닮은 얼짱으로 소문났던 그녀는 데뷔작에서 뛰어난 무용실력까지 뽐냈고, 곧바로 안방극장 주조연급으로 입지를 넓혔다.
얼짱이란 사실로 주목받는 것이 혹시 부담스럽지는 않은가라는 당시 OSEN의 질문에 박현별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얼짱 1기로서 자부심도 있다”고 말해다. 이어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던 거 같나?"라는 물음에는 특유의 긍정적이고 쿨한 자세로 “고등학교 때부터 예뻤다”고 답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 호러퀸
이후 드라마 '한강수타령', '환상의 커플', '프리즈' 등에 출연했지만 특별히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않았는데, 오히려 스크린에서는 어느 정도 일관된 흐름이 있었다. ‘여고괴담3’에 이어 공포영화 ‘요가학원’, '두 개의 달'에 출연하며 호러퀸의 이미지를 쌓은 것. 물론 본인은 의도한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박한별은 “제가 감정이 없어 보인다고 해야 되나? 차가운 느낌이 있나 보다. 저한테 들어오는 시나리오들을 보면 대부분 그런 역할들이 많긴 하다. 로맨틱 코미디(로코)도 해보고 싶다. 제가 이때까지 해왔던 역할들은 제 실제 성격이랑은 많이 다르다. 로코 주인공들은 허당이고 실수투성이 캐릭터가 많지 않나. 그게 제 실제 성격이랑 비슷하다. 꼭 로코의 주인공이라기보다 제 성격이랑 비슷한 캐릭터를 한다면 재밌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던 바다.
감정이 없는 로봇 연기와 로맨틱 코미디의 만남. '보그맘'이 '인생캐'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 슬럼프
데뷔 때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박한별이지만 꽃길이 펼쳐졌던 것은 아니다. 다양한 작품에 도전했지만 인생작이나 대표작은 나타나지 않았다. 드라마 데뷔작인 SBS '요조숙녀'나 뒤이은 '환상의 커플'에서도 뭔가 비슷비슷해보였다.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박한별은 2009년 한 방송 인터뷰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처럼 그 인기가 사그라지는 것을 겪으며 마음이 너무 아팠다"라고 고백하기도. "인터넷에서 나에 대한 사생활까지 왈가왈부 했고 TV에서는 같이 데뷔했던 친구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다. 나는 왠지 모르게 자꾸 숨고 싶었다"며 힘들었던 과거를 회상했다. 우울증과 대인기피증까지 왔다고도 고백, 보는 이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 여러 도전 끝 만난 '보그맘'
'연기 잘 하는 배우'는 아님을 스스로 인정했던 박한별. 2015년 방송된 한 예능에서는 "사실 내가 안 무서워하는 척, 잘하는 척 같은 걸 못한다"며 "그래서 연기를 못한다"고 솔직한 발언을 해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바쁜 걸음은 아니었지만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이후 SBS '잘 키운 딸 하나'에서는 쇼커트로 외모 변신을 하고, SBS '애인 있어요'에서는 악역 변신도 하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 온 박한별이다.
여전히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그럼에도 이 과정에서 배우로서 확실히 성장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금의 '보그맘'을 만나기까지는 이렇게 쉽지 않은 여정이 있었다. /nyc@osen.co.kr
[사진] 영화 스틸, OSEN DB,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