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의 여름(상주 상무) 퇴장이 인천 유나이티드와 상주의 희비를 갈랐다.
인천은 18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최종 38라운드 홈 경기서 문선민의 1골 1도움 활약에 힘입어 1명이 적은 상주를 2-0으로 물리쳤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승점 39를 기록하며 전남 드래곤즈(10위)와 상주(11위, 이상 승점 35)의 추격을 따돌리고 9위를 확정, 다음 시즌 잔류를 확정지었다. 반면 상주는 다득점서 전남에 밀려 부산 아이파크와 죽음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벌이게 됐다.
기온이 뚝 떨어진 한 겨울의 날씨에 여름의 퇴장이 두 팀의 운명을 갈랐다. 이날 기온은 영상 1도로 전날보다 6도가 떨어져 몹시 추운 날씨였다. 인천이 부랴부랴 취재석에 핫팩을 배포했을 정도로 쌀쌀했다.
인천은 4-1-4-1을 가동했다. 주축 자원들이 대거 결장했다. 이윤표와 최종환은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고, 웨슬리와 부노자는 퇴장 징계로 제외됐다. 객관적 열세에 비기기만 해도 되는 인천은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취했다.
반면 승리가 필요했던 상주는 4-2-3-1로 맞섰다. 공격적인 카드는 모두 꺼냈다. 공격포인트 2위 주민규를 비롯해 김병오와 김호남, 김태환 등을 투입하며 측면과 중앙 공격을 모두 노렸다.
상주의 공격은 매서웠다. 좌측 풀백 홍철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연신 날카로운 크로스를 배달했다. 주민규와 김병오는 전방에서, 김호남과 김태환은 측면에서 인천의 골문을 조준했다.
인천은 잔뜩 웅크린 채 카운터어택을 기다렸다. 상주는 작정하고 나온 인천의 수비망을 좀처럼 뚫어내지 못했다. 전반 14분 상주 김병오의 왼발 슈팅은 인천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상주는 전반 30분 만에 교체카드 한 장을 썼다. 김병오가 어깨 부상으로 나오고 신진호가 투입됐다. 상주는 측면에서 잇따라 기회를 잡았지만 크로스 타이밍이 늦거나 부정확해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전반 종료 직전 중대 변수가 발생했다. 상주의 주장 여름이 한석종의 정강이를 향해 깊은 태클을 가해 다이렉트 레드 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다. VAR(비디오판독시스템) 후에도 판정은 뒤바뀌지 않았다. 인천은 1명 많은 채로 후반을 기약했다.
전반 열세였던 인천은 후반 수적 우세를 앞세워 분위기를 단숨에 바꿨다. 7분 만에 문선민이 일을 냈다. 박스 안에서 상주 수비수들을 추풍낙엽처럼 제친 뒤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린 공이 상주의 크로스바를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기세가 오른 인천은 후반 13분 김도혁이 박스 안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트리며 상주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최소 무승부가 필요했던 상주로서는 뼈아팠던 추가 실점이었다.
여름의 과욕이 팽팽했던 승부의 향방을 완전히 바꿔놓았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