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마치 H.O.T.가 된 것 같아요.” ‘농구 레전드’ 주희정(39)의 인기는 아직 살아있었다.
3대3 농구 도쿄올림픽 정식종목 채택기념 ‘제주 삼다수 3대3 바스켓볼 챌린지’가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열린 이번 대회는 (사)한국스포츠마케팅진흥원과 제주특별자치도농구협회의 주최와 제주특별자치도체육회,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후원으로 열렸다. 협찬사는 농구인생, 몰텐코리아, 봉국수, (주)와이에이치모터스앤오토파츠, 엔와이에스, 점프볼, NYS, 위즈돔, GS안과, (주)케이엠전설, (주)스포머스)로 대회개최를 지원했다.
주희정은 특별게스트로 양희승과 함께 대회에 참여했다. 주희정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와 3대3 농구를 하는 등 농구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주희정은 백발백중 3점슛을 자랑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자랑했다.
이벤트가 끝나자 주희정에게 약 300명의 농구팬들이 달려들었다. 주희정에게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주희정은 살짝 당황한 기색이 엿보였지만 웃는 얼굴로 일일이 농구팬들을 대했다. 주희정의 사려깊은 모습에 팬들도 깊은 감동을 받았다.
행사 후 만난 주희정은 “내가 H.O.T.가 된 줄 알았다”며 아재냄새 풀풀 풍기는 멘트로 기자를 맞았다. H.O.T.는 문희준, 강타, 장우혁, 토니안, 이재원으로 구성됐던 90년대 최고인기 아이돌 그룹이다.
주희정은 “이런 인기는 17년 만에 처음 느껴본다. 원주 나래에서 뛰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제주에도 농구인기가 많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쁘다. 현역 선수들이 더 잘해서 농구인기가 올라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참가자들의 경기를 본 주희정은 “선수들이 기량은 떨어져도 농구를 정말 좋아하고 열정적으로 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제주 농구가 인기가 있는 것 같아서 안도도 된다. 제주도에서 개최된 이번 대회를 계기로 3대3농구붐이 전국적으로 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3대3 농구는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가대표 선발경기는 물론 동호회를 대상으로 한 경기가 계속 열리는 추세다. 주희정은 “3대3 농구가 아직 체계가 잡히지는 않은 것 같다. 모든 국민들이 즐기는 스포츠로 발저했으면 한다.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퇴한 주희정의 근황은 어떨까. 그는 평범한 아버지와 남편으로 돌아가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주희정은 “요즘 아들과 자전거도 타고, 농구도 가르치고 있다. 막내 아들을 본격적으로 엘리트 농구선수로 키우기로 결심했다. 아들이 벌써 KBL 선수들도 다 알고 나에게 말을 해줄 정도다. 아이들을 학교와 학원에 보내고 집안일을 돕다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며 주부의 일상을 소개했다.
지도자를 준비하는 주희정은 필리핀으로 농구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최근 미국에서 귀국했다는 주희정은 오는 12월 지도자 연수를 위해 다시 독일로 출국한다. 주희정은 “보통 미국으로 연수를 많이 가지만, 유럽의 선진농구를 배우고 싶었다. 다양한 농구를 경험해야 지도자 생활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준비를 잘해서 연수를 잘 다녀오겠다. 앞으로 어떤 기회가 올지 모르겠지만, 좋은 지도자가 되보고 싶다”고 포부를 다졌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제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