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과 분위기.'
인천 유나이티드는 18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최종 38라운드 홈 경기서 문선민의 1골 1도움 활약에 힘입어 1명이 적은 상주 상무를 2-0으로 물리쳤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승점 39를 기록하며 전남 드래곤즈(10위)와 상주(11위, 이상 승점 35)의 추격을 따돌리고 9위를 확정, 다음 시즌 잔류를 확정지었다. 반면 상주는 다득점서 전남에 밀려 부산 아이파크와 죽음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벌이게 됐다.
인천 잔류의 일등공신은 문선민이었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7분 상주 수비수들을 추풍낙엽처럼 쓰러트린 뒤 오른발 선제 결승골을 꽂아넣었다. 6분 뒤엔 김도혁의 추가골까지 도우며 '생존왕' 인천에 또 한 번 잔류 티켓을 선사했다.
문선민은 경기 후 인터뷰서 "마지막 라운드까지 오게 돼 팬들에게 죄송스럽지만 최종전을 깔끔하게 이겨서 정말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강등 싸움을 올해 처음 해봤다. 전남전 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불안했는데 이후 확신이 생겼다. 선수들 의지가 강했다. 어젯밤까지 잠을 못 이뤘는데 경기장에 오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초반 주전으로 활약하다 여름 백업으로 밀려난 문선민은 "오랜만에 여름을 지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계속 이겨내자고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잘 견뎌내다가 찾아온 기회를 잡아서 팀에 도움이 됐다. 내년 여름부터는 적응을 한 번 했으니 더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상주전을 끝으로 입대하는 김도혁과 약속을 지킨 문선민은 "도혁이 형과 세리머니 약속을 지켜서 정말 기쁘다"면서도 "이제 도혁이 형을 못 봐서 아쉽다. 휴가 나오면 밥 사준다고 했다. 도혁이 형을 위해 2년 적금도 들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아산 경찰청에 입대하는 김도혁은 "올 시즌 팬들이 생각하는 경기력을 못 보여줘서 마지막까지 신경이 쓰였다. 잔류 승리를 할 수 있어 그나마 마음 편하게 입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군대에서 인천의 서포터가 돼서 열렬히 응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올해 이후로 2년 동안 인천 구장에 못 올 것이라 생각하니 설렁설렁 뛸 수 없었다. 한발 더 뛰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전반 상주가 퇴장 당하면서 우리가 위에서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승인을 밝혔다.
4년째 강등의 벼랑 끝에서 인천의 생존을 경험한 김도혁은 "4년 동안 강등 싸움을 했는데 올 시즌은 분위기가 달라서 불안했다. 그래도 강등 싸움을 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유지한 덕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잔류 비결을 전했다.
김도혁은 인천 팬들에게 마지막 약속을 남겼다. "감독님도, 팬도, 나도 힘든 시즌이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인천이 상위스플릿으로 갔으면 좋겠다. 내가 다시 돌아왔을 때 인천이 '잔류왕'이 아니라 그룹A에 항상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