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갚아줄 일만 남았습니다." 되찾아온 설욕의 시간. 첫 테이프를 끊게 된 박세웅(22·롯데)이 투지를 불태웠다.
박세웅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일본과의 결승전 맞대결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올 시즌 박세웅은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정규시즌 28경기에서 12승 6패 평균자책점 3.68의 성적을 남기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박세웅은 '선동렬호'에 탑승하며 프로 데뷔 후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장현식(NC), 임기영(KIA), 김대현(LG)과 함께 선발 자원으로 분류된 박세웅은 8일 넥센, 12일 경찰청과의 연습경기에서 각각 3이닝 2실점,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초 예선전 선발 투수로 유력했지만, 16일 일본전과 17일 대만전에는 장현식과 임기영이 나섰고, 박세웅은 결승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한국으로서 결승 무대는 설욕전이 될 예정이다. 한국은 지난 16일 일본에게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 7-8로 패배했다. 3회말 실책으로 점수를 내준 가운데 4회초 김하성의 홈런 한 방 뒤 4점을 몰아치며 4-1로 앞서 갔지만, 6회와 9회 실점이 이어지면서 연장으로 승부가 흘렀다. 한국은 연장 10회초 승부치기에서 류지혁과 하주석의 연속 적시타로 7-4로 달아났다. 그러나 10회말 일본에게 스리런 홈런 허용 후 끝내기를 맞았고, 결국 패배의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찾아온 복수의 기회에서 박세웅도 칼을 갈았다. 선발 등판을 하루 앞둔 18일 대만과 일본과의 경기를 보기 위해 도쿄돔을 찾은 박세웅은 "지금까지 우리가 잘해왔고, 결승전에 잘할 일만 남았다"고 이야기하며 "팀에 보탬이 될 수 있게 던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승 상대가 정해지지 않았던 가운데, 박세웅은 "누가 올라오든 이기는 경기 하겠다"라며 "지금까지 우리가 했던 것처럼만 하면 어느 팀이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에게 한 번의 패배를 당했던 만큼, 일본전 각오는 더욱 남달랐다. 박세웅은 "우리 팀의 타선, 투수력 모두 일본에 뒤지지 않다"라며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록 예선전에서 아쉬운 결과가 있었지만, 이제 그 되갚아줄 일만 남았다"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아울러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혔던 공인구 적응도 문제없음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사용된 공은 일본 미즈노 사에서 만든 공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쓰는 공으로 KBO리그에서 사용하는 공보다는 다소 미끄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동렬 감독은 "미즈노 공은 포크볼을 던지는 투수보다는 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가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포크볼이 주무기인 박세웅 역시 연습 경기 당시 변화구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박세웅은 "초반에는 미끄러운 느낌이 있었긴 했다. 그런데 지금은 적응도 돼 크게 미끄러운지 모르겠다"며 "내가 공에 맞춰서 던지는 수밖에 없다. 포크가 안좋다면 커브나 슬라이더도 있으니 상황에 따라서 잘 풀어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bellstop@osen.co.kr
[사진] 도쿄(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