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한·일전, 그리고 짧은 대회 기간의 마지막 경기다. 지난 두 경기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태극전사들이 명예회복을 한 채 대회를 마칠지도 관심사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에 출전 중인 야구대표팀은 오는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결승전을 벌인다. 16일 연장 승부치기 끝에 7-8로 역전패해 아쉬움을 남겼던 한국은 17일 대만을 1-0으로 누르고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예상대로 일본이 18일 대만을 잡으면서 대회 두 번째 한·일전이 성사됐다.
만 24세 이하, 그리고 프로 3년차 이하 선수로 이뤄진 대회다. 우리는 특히 와일드카드도 선발하지 않으며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여에 의미를 뒀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결승전이기도 하고, “가위바위보도 이겨야 한다”는 한·일전이기도 하다. 여기에 결과적으로도 성공의 경험을 쌓고 돌아가면 그만큼 좋은 게 없다. 나름대로 중요한 결승전이다.
일본은 자타공인 대회 최강이다.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첫 경기에서 일본의 벽이 넘지 못할 수준은 아님을 몸으로 느꼈다. 특히나 부진했던 선수들이 설욕의 칼을 벼르고 있을 법하다. 이들이 맹활약하면 자연히 대표팀의 승리 확률도 높아진다. 이들의 활약이 주목되는 이유다.
일본전 당시 우리는 승부치기가 이뤄진 연장 10회를 포함해 총 10안타를 쳤다. 김하성(넥센)이 홈런포 하나를 포함해 2안타, 리드오프 박민우(NC)도 2안타를 때렸다. 이정후(넥센)는 1안타 2타점으로 감을 살렸고 하주석도 2안타를 쳤다. 반면 대표팀 중심타자인 구자욱(삼성)은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구자욱은 17일 대만전에서도 무안타에 머물렀다. 주장으로서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현재 박민우 김하성 이정후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박민우는 2경기 연속 멀티히트고, 김하성은 출루율이 높다. 이정후는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몫을 했다. 이 사이에서 구자욱이 안타 1~2개만 더 보태줘도 연결력이 배가돼 점수가 좀 더 쉽게 날 수 있다. 현실적으로 하위타선에서 연속안타로 대량득점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 상위·중심타선이 힘을 내야한다. 구자욱의 몫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마운드에서는 그간 던지지 않았던 투수들이 나설 예정이다. 선동렬 감독의 공약이기도 하다. 박세웅(롯데)이 선발로 나서는 가운데 불펜 투수들의 활약이 관건이다. 특히 4-3으로 앞선 9회 나와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던 ‘원래 마무리’ 김윤동(KIA)의 컨디션 회복이 주목된다. 연장 10회 아쉬움을 남겼던 함덕주(두산)의 구위 회복도 관심사다. 사실 두 선수는 애당초 대표팀 불펜의 핵심이나 첫 경기에서는 평소 구위가 아니었다.
마지막 경기고, 남아 있는 투수들이 있어 여차하면 경기 초반부터 투수교체를 통한 흐름 끊기 싸움이 될 수 있다. 이는 우리도, 일본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서 마무리 장필준(삼성)은 앞선 2경기에서 2⅓이닝을 던졌다. 모두 중요한 순간이라 체력소모가 컸다. 빅진형(롯데)도 있지만, 이틀을 푹 쉰 두 선수가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한편 한 경기도 나서지 않았던 선수들의 깜짝 활약도 기대할 만하다. 마운드에서는 박세웅 김대현(LG) 심재민(kt) 김명신(두산)이 아직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야수 쪽에서는 백업포수 장승현(두산)만 출전 기회가 없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