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중책을 맡은 박세웅(롯데)이 복수의 선봉장에 나선다. 주 무기인 포크볼의 제구력이 복수전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박세웅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2017’ 일본과의 결승전에 선발 등판한다.
이번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 마지막 선발 투수다. 그만큼 중압감이 크다. 앞서 선발 등판했던 장현식과 임기영이 모두 호투를 펼치면서 경기의 여건을 만들어준만큼 박세웅의 역투에 따라 결승전 승패가 달라질 수 있다.
지난 17일 열린 대만과의 2차전에서 선발 임기영이 호투를 펼치면서 한국은 투수진 소모를 최소화시켰다. 선동렬 대표팀 감독은 박세웅의 투입도 시사했지만 임기영의 호투로 인해 박세웅을 결승전 선발로 돌리며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이제 공은 박세웅에게 넘어왔다. 박세웅은 이번 대표팀 선발 투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풀타임 선발을 소화했다. 장현식, 임기영 모두 불펜 경험이 있고,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다. 정규시즌 막판 휴식기가 있었지만 온전히 한 시즌을 소화하며 선발 투수로 한 단계 올라섰다.
경험을 쌓는 측면도 있지만, 이 경험의 효과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승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세웅에게도 둘 도 없는 경험이고 마찬가지로 호투를 통해 경험치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박세웅은 정규시즌 막판 부침을 겪었다. 체력적으로 떨어진 경향도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변화구 제구였다. 박세웅 스스로도, 정규시즌 내내 공을 받았던 포수 강민호도 이구동성으로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주 무기인 포크볼의 날이 무뎌진 것이 정규시즌 막판 부진의 이유였다.
결국 일본과의 결승전, 복수를 위한 과정도 다르지 않다. 포크볼을 얼마나 날카롭게 떨어뜨리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일본 타자들의 포크볼 대응력은 수준급이다. 포크볼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은 일본프로야구의 특성상 수준급 포크볼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박세웅의 포크볼도 한국에서는 정상급이다. 기록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박세웅의 포크볼 구종가치는 4.5였다. 전체 8위에 해당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지난 16일 일본과의 1차전 1⅔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던 박진형의 구종가치는 4.3이었다. 박진형은 이날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 포크볼을 주무기로 일본 타자들을 손쉽게 상대했다.
박세웅 역시 포크볼의 제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날카롭게 일본 타자들 앞에서 떨어진다면, 박진형 이상의 투구를 기대할 수 있다. 정규시즌 막판이 아쉬웠지만 박세웅의 포크볼은 올해 KBO리그 타자들을 골치 아프게 한 구종이다.
박세웅의 포크볼 제구에 대회 초대 챔피언의 운명이 달려있다. 과연 박세웅은 자신이 가진 포크볼의 역량을 최대치로 이끌어내서 일본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겨눌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