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연희와 정용화의 대표작은 ‘더 패키지’가 아닐까.
그간 이연희와 정용화의 대표작 또는 인생캐릭터라고 하면 한 번에 떠오르는 게 없었는데 JTBC 금토드라마 ‘더 패키지’ 이후 두 사람에게는 대표작, 그리고 인생캐릭터가 생겼다. 이연희는 데뷔 16년 만에, 정용화는 8년 만에 드디어 인생캐릭터를 만난 것.
사실 ‘더 패키지’는 ‘힘쎈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 ‘맨투맨’, ‘청춘시대2’에 비해 기대가 높지 않았던 드라마였다. 여행 드라마라는 낯선 장르, 뻔한 스토리일 거라는 예상 등이 이유였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본 ‘더 패키지’는 뻔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기대 이상의 감동과 재미를 서사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연희와 정용화가 있었다.
이연희와 정용화는 이 드라마를 통해 ‘인생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이다. 이연희는 프랑스 패키지여행 가이드 윤소소 역을 맡아 그만의 털털하면서 사랑스러운 매력을 마음껏 보여줬고 정용화도 여행의 트러블메이커 산마루 역을 맡아 ‘멋있음’을 내려놓고 코믹하고 유머러스한 매력을 원 없이 쏟아냈다.
이연희는 데뷔 16년 만에 드디어 인생캐릭터를 찾았다. 그는 이 드라마 출연을 위해 불어를 공부했다. 이연희는 제작발표회 당시 “역사공부도 많이 하고 불어도 한 달 정도 연습했다”며 “내가 이렇게 공부했으면 S대에 가지 않았을까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극 중 이연희는 패키지여행 팀원들을 이끄는 가이드 윤소소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팀원들에게 관광지에 대해 설명하고 유창한 불어와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 그리고 운명적 사랑에 빠진 여인 윤소소는 이연희에게 맞춤형 캐릭터였다.
이연희가 가이드의 전매특허 말투인 “가실게요”부터 여행지에 대한 설명을 하는 모습은 실제 가이드 같아 마치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할 정도였다.
정용화는 단언컨대 그에게 산마루는 최고의 ‘인생캐릭터’였다. 그간 정용화는 대부분 ‘멋있는’ 역할을 도맡아 연기했고 때문에 차분한 성격일 거라는 예상하게 하는 캐릭터들이었다. 그런데 ‘더패키지’를 통해 ‘진짜 정용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앞서 ‘더 패키지’ 방송 전 정용화는 산마루 캐릭터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는데 이유가 있었다. 엉뚱하면서 어리바리하고 코믹하기도 한, 그에 반해 진지하고 로맨틱한 면도 있는 산마루를 정용화는 제 옷을 입은 듯 표현했다. 코믹부터 멜로까지 다 되는 배우였다.
‘더 패키지’의 함영훈 CP는 “파리에서 촬영하면서 정용화가 연기하는 걸 봐도 엉뚱하면서 맑고 순수한 청년 산마루와 잘 맞더라”라며 정용화의 연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더 패키지’를 대표작 자리에 올려놓은 것 뿐 아니라 인생캐릭터까지 얻은 이연희와 정용화. 올해 두 사람에게 가장 큰 성과인 듯 싶다. /kangsj@osen.co.kr
[사진] 드라마하우스, JYP픽쳐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