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경기를 좀 더 못하는 것이 좀 아쉽네요.”
마무리캠프의 반환점을 돌아서 막판으로 접어든 롯데 자이언츠다. 훈련 위주로 진행되는 캠프 스케줄이지만, 경기를 치르는 것 만한 연습은 없다. 신예와 가능성 있는 선수들 위주로 캠프 명단을 꾸린 만큼 그동안 훈련의 성과를 실전 경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조원우 감독을 비롯한 롯데 코칭스태프 역시 실전을 통해 옥석을 가릴 수 있다면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옥석 고르기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일단 롯데는 19일 삼성 라이온즈와 첫 번째 연습경기를 치른다. 일단 삼성과의 연습경기에는 그동안 1군 경험이 일천한 선수들이 대거 투입될 전망. 나종덕(포수), 이재욱, 전병우, 홍지훈, 오윤석(이상 내야수), 허일, 조홍석, 백민기(이상 외야수) 등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주로 활약한 선수들이 우선적으로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선발로는 올해 경찰청에서 제대한 이인복이 등판하고 투수로 전향한 김대우도 불펜으로 1이닝 정도를 소화할 예정이다. “경험 없는 선수 위주로 출장 시킨다”는 명제에는 변함이 없고, 이들의 가능성을 삼성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직접 확인할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과의 연습경기가 롯데의 이번 마무리캠프의 처음이자 마지막 연습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조원우 감독은 “캠프를 치르면서 삼성과 연습경기를 잡고, 한 두 차례 연습 경기를 더 치르기 위해 스케줄과 선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했다”면서도 “그런데 막상 치르려고 하다 보니 연습경기를 치를만한 여건이 안 되는 것 같다. 투수도 많이 없고, 경기장도 문제다”고 고충을 전했다.
일단 투수 자원이 캠프 막판으로 진행되면서 줄어든다. 올해 1군에서 대부분의 시즌을 보낸 김원중, 재활을 통해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기대주 윤성빈은 실전 명단에서 일찌감치 제외됐다. 밸런스 교정 과정을 거치고 있는 문동욱과 양현진도 아직은 경기 투입 명단에 포함되기는 이르다. 11명의 투수 자원 가운데 이미 4명이 출장 가능 명단에서 제외된 셈이다. 7명의 투수로 삼성과의 연습 경기를 일단 치러야 한다.
문제는 이후다. 장시환이 개인 사정으로 구단과 코칭스태프에 일찌감치 양해를 구하고 삼성전 이후 조기 귀국한다. 롯데 마무리캠프의 유일한 좌완 투수로 선발된 임지유는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 윈터 베이스볼’ 대표팀에 차출됐다. 경찰 야구단으로 구성된 멤버에 구단별로 한 두 명의 유망주가 부름을 받았는데 롯데에서는 임지유가 주인공이 됐다.
실제 가용 투수진 7명에서 2명이 더 빠지니 경기 투입이 가능한 인원이 5명밖에 남지 않는다. 연습의 성과를 확인하려고 해도 5명의 투수로 경기를 소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이다.
경기장 사정도 한 몫 한다. 오키나와 중부에 위치한 카데나에 베이스캠프를 차렸지만 스프링캠프 기간이 아니기에 지역 주민을 위한 행사들도 이곳에서 치러야 한다. 이로 인해 마음 놓고 경기장을 활용하는 것이 힘들다. 롯데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구장을 돌려줘야 하는 측면도 있다”며 이해를 하면서도 훈련 및 연습을 치르는 데 아쉬움을 전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