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패키지’는 배우 이연희와 정용화의 대표작, 그리고 이들이 인생캐릭터를 만났다고 해서 화제가 됐지만 두 사람 외에 조연들도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과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지난 18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더 패키지’는 프랑스 패키지여행을 하는 여행자들의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는 소소(이연희 분)와 마루(정용화 분)의 러브스토리를 중심으로 다른 여행자들의 얘기가 펼쳐졌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남녀주인공들의 스토리가 집중적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조연들이 주목을 받지 못하는데 ‘더 패키지’는 조연들의 스토리도 주연들만큼 무게감 있게 다뤘다.
사실 남녀주인공의 러브라인은 그간 드라마에서 수없이 봐왔지만 ‘더 패키지’처럼 다양한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사연은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얘기들이라 친근했다. 조연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높았던 이 때문이었다.
7년째 연애하고 있지만 결혼은 아직 안한 경재(최우식 분)와 소란(하시은 분), 아내를 보내고 홀로 딸을 키우고 있는 연성(류승수 분), 그리고 아빠를 따라 여행에 나선 나현(박유나 분). 시한부를 선고 받은 복자(이지현 분)와 그런 아내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갑수(정규수 분), 또한 집을 나간 소소를 찾기 위해 프랑스까지 간 수수(윤박 분)까지 조연들의 사연은 때론 남녀주인공보다 더 흥미로웠다.
경재와 소란은 화장실 얘기까지 스스럼없이 하는 7년차 커플로 함께 패키지여행을 갔지만 여행지에서도 툭하면 싸웠다. 프랑스까지 여행 가서 경재가 분위기를 잡아보려고 하면 소란은 변비 때문에 화장실을 갔다. 또한 경재는 준비하고 있는 사업에 투자를 받기 위해 여행지에서도 계속해서 통화했고 소란은 경재가 한 회사에 오래 있지 못하고 그만두는 걸 7년째 반복한 것에 지쳐 결국 이별을 고하는 등 장수커플의 리얼함을 그려 공감을 자아냈다.
연성과 나현은 여행 초반에는 불륜커플로 오해를 받았던 부녀였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도 사연은 있었다. 연성은 아내를 일찍 보내고 나현을 홀로 키우다 애인이 생겼는데 나현은 마음에 들어 하지 않고 그렇게 서로에게 불만과 오해가 쌓였던 부녀였다. 하지만 나현은 예비 새 엄마에게 직접 영상을 만들어 프러포즈,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복자와 갑수 스토리는 드라마에서 그려질 때마다 시청자들이 울었다.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복자가 갑수의 제안으로 여행에 나섰지만 갑수는 여행을 가서도 여전히 화내고 소리쳤고 복자는 그런 갑수 때문에 매번 “미안해요”라고 했다. 그런데 갑수는 복자가 암에 걸렸다는 걸 알고 있었고 복자가 한 번이라도 웃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표현이 서툴러 매번 소리치고 화를 냈던 것. 서로 마음을 툭 터놓고 얘기하고 마지막에 이들 부부가 키스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이 펑펑 울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수수는 소소의 전 남자친구로 오해받았다. 소소를 찾으려고 파리까지 가고 소소는 그런 수수를 보고 겁을 먹는 등의 장면으로 ‘의문의 추적자’로 불렸었는데 알고 보니 소소의 동생이었다. 사랑하는 남자를 따라 집을 나가 파리로 간 누나 소소를 찾아가서는 불같은 성격 때문에 마루와 싸우고 또한 누나 소소 앞에서는 한없이 착한 동생이 되는 등 수수의 활약도 재미를 선사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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