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고백부부’(연출 하병훈, 극본 권혜주)가 지난 18일 12회를 끝으로 시청자들의 무한 사랑 속에 종영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8일 방송한 '고백부부' 마지막회는 수도권 7.6%, 전국 7.3%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고백부부’는 첫회 4.6%(닐슨 전국 기준)로 시작해 8회만에 6.7%를 기록하더니, 마지막회 7.3%에 이르기까지 입소문으로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시키며 시청률과 작품성 모두를 만족시킨 '인생 드라마'로 불리웠다.
‘고백부부’는 디테일한 감성 연출, 탄탄한 대본,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연기로 전 세대를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았다. 죽도록 사랑했지만 4년의 연애와 14년의 결혼 생활 속에 오해가 미움이 되어버린 앙숙부부 마진주(장나라 분)와 최반도(손호준 분)가 과거를 돌아보며 현재의 소중함을 깨닫는 이야기로 시청자들과의 교감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이에 시청자들의 '고백부부 시즌 2'의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고백부부’가 남긴 것을 정리해본다.
◆ 전 세대 사로잡은 ‘인생드라마’! ‘공감+웃음+설렘+감동’ 모든 것 다 잡았다
‘고백부부’에는 화려한 볼거리도 자극적인 소재도 없지만 온 가족이 TV 앞에 모여 다같이 모여 볼 수 있는 ‘인생 드라마’로 남을 정도로 각별했다. 90년대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과거의 로망을 하나씩 이루는 과정 속에서 현재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공기처럼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엄마의 사랑, 가족의 사랑, 부부의 사랑을 다시금 일깨웠다. 함께 눈물짓고 함께 웃는 사이에 집에 있는 가족의 얼굴을 다시 보게 됐다는 평이 줄을 이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흔들었다.
더불어 ‘고백부부’는 ‘타임슬립’마저 영리하게 활용했다. 스무 살을 또 한번 살게 된 진주와 반도는 새 인생을 즐기려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새 인생이 다는 아니었다. 진주는 돌아가신 엄마와 눈물 나는 재회로 눈시울을 붉혔다. 마지막 회에서 결국 엄마 은숙(김미경 분)이 진주를 향해 "이제 그만, 니 새끼한테 가"라며 진주를 꼭 안아 주는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강제로 주입되는 메시지가 아닌 공감에서 오는 눈물이었다.
이처럼 매회 방송이 끝날 때마다 호평이 쏟아지며 각 커뮤니티 게시판은 ‘고백부부’의 명장면과 명대사들로 넘쳐났다. 이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화제성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에 ‘고백부부’는 수많은 ‘고백홀릭’을 양산시키며 올해의 ‘인생드라마’로 기록됐다.
◆ 이 이상의 진주-반도는 없었다. 눈물의 여왕 ‘장나라’+인생작 갱신 손호준. 만장일치 go back 부부의 열연
장나라는 명불허전 ‘눈물의 여왕’으로 ‘믿고 보는 배우’의 저력을 입증했다. 첫 회부터 웃음과 눈물을 넘나들며 단숨에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육아에 찌든 38살부터 반짝반짝 빛나는 20살까지 완벽히 소화해 장나라가 아닌 마진주는 생각조차 힘들게 만들었다.
데뷔 이래 처음 아이 엄마 역할을 맡은 장나라는 목이 늘어난 티셔츠와 화장기 없는 민낯으로 완벽한 전업주부로 변신했다. 또한 갑작스레 미래에서 온 장나라가 돌아가신 엄마를 마주하고 껌딱지처럼 쫓아다니며 아련하게 바라보는 모습에서는 눈물샘을 터뜨리게 했고, 미래에 두고 온 아들 서진(박아린 분)을 그리워하는 장면에서는 여지없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폭발시켜 명실공히 ‘눈물의 여왕’임을 입증했다.
손호준은 ‘고백부부’를 통해 '눈빛천재'로 불리우며 인생작을 갱신했다. 장나라를 향한 설레는 눈빛부터 애절한 눈빛까지 다양한 눈빛 연기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과거 진주에게 첫눈에 반해 두근거리는 스무 살 청년의 순수한 모습부터 세상의 중심이 오직 진주인 것 마냥 진주의 아빠 판석(이병준 분) 앞에서는 패기 있는 모습으로 자동 미소 짓게 했다.
그런가 하면 언제나 최선을 다하지만 자꾸만 어긋난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가장의 오열은 우리네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며 '손호준'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 놓칠 장면 하나 없다. 감성 조율사 하테일 하병훈 PD의 ‘디테일’ 영상+시청자를 울고 웃긴 권혜주 작가의 공감 필력
‘고백부부’는 ‘단짠’ 감성으로 매회 명장면과 명대사를 양산했다. 하병훈 PD는 ‘재기발랄한 예능감’과 ‘디테일한 드라마 감성’으로 모든 장면에 폭풍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예능적 유머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도 드라마적 감정선을 촘촘하게 이어나가 명장면이 아닌 장면이 없었다. 또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적절히 활용하는 재치 넘치는 편집으로 진주와 반도의 18년 연애사를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진주-반도 부모님의 ‘같은 음악 다른 물싸움’, 진주-반도의 추억을 아련하게 하는 반딧불 데이트, 진주의 버스창 아기 발자국, 진주와 남길선배의 언덕길 포옹 등은 영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영상미로 하병훈 PD만의 디테일 감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가 하면 권혜주 작가는 매회 부제를 통해 뚜렷한 주제의식으로 공감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우리네 이야기를 다양한 에피소드에 담아 가슴을 울렸다. “진실과 거짓 사이, 그 어딘가에 있는 진심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다”, “한번도 진심이 아니었던 적이 없는데”, “당연한 건 없었다” 등 심금을 울리는 주옥 같은 대사들로 호평을 받았다.
◆ 허정민-한보름-이이경-장기용-고보결-조혜정-임지규에서 김미경-김병옥-이병준-조련까지 구멍 없는 연기 열전, 모두 빛났다
‘고백부부’는 모든 배우들이 구멍 없는 연기력으로 극을 종횡무진했다. 캐릭터 하나하나 그들만의 사연을 바탕으로 몰입감 넘치는 연기를 펼쳐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활기찬 캠퍼스 라이프는 물론 코믹한 가족의 이야기까지 ‘고백부부’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허정민-이이경은 토목과 절친 3인방으로 한보름-조혜정은 사학과 핫미모 삼총사인 ‘동문라인’으로 진주와 반도의 메인 서사를 단단히 뒷받침했다. 또한 ‘첫사랑’ 장기용은 모든 여자들이 꿈꾸는 선배 그 자체로 핫스타 대결에 합류 했으며, 고보결 역시 설레는 첫사랑으로 남심을 설레게 했다.
한편, 김미경-김병옥-이병준-조련은 진주와 반도의 엄마, 아빠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었다. 특히 김미경은 장나라와 애틋한 ‘모녀케미’는 물론 손호준과의 ‘장서케미’까지 이루며 많은 시청자들의 코끝을 시큰하게 했다.
이처럼 ‘고백부부’는 30대 부부의 현실을 적극 반영하면서도 끝까지 유쾌한 웃음과 감동을 잃지 않았다. 그러면서 현재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 인생 자체에 대한 소중함까지 선물해준 최고의 드라마였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2TV ‘고백부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