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무대를 주름잡던 배우 정영주가 브라운관을 통해 안방까지 접수하고 있다. tvN '시그널'의 오므라이스 아줌마가 바로 tvN '부암동 복수자들'의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주길연이다.
최근 OSEN과 만난 자리에서 정영주는 "뮤지컬은 감정이나 연기에 블로킹을 만들어두지 않는 편이다. 상대 배우에 따른 경우의 수를 열어놓고 가는데 드라마는 좀 더 치밀하더라. 확실히 뮤지컬과 드라마는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드라마 '센스8' 이후 첫 국내 드라마로 '시그널'을 택해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신이 많은 건 아니지만 임팩트 강한 연기로 단박에 '오므라이스 아줌마'라는 애칭까지 얻었던 바다.
정영주는 "'시그널'은 박해영(이제훈 분) 주변 인물 중 유일하게 과거와 현재를 계속 이어가는 캐릭터라서 택했다. 그런데 촬영 전날 이틀 연속 교통사고를 당했다. 입원까지 해서 촬영을 못할 것 같다고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김원석 감독은 정영주를 고집했다. 드라마 연기는 초보인 그를 끊임없이 설득했고 디테일하게 지문과 상황을 설명해주며 오므라이스 아줌마 역을 맡겼다.
임팩트 강한 캐릭터라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오므라이스에 왜 케찹을 안 뿌려주냐" 등 재미있는 관심을 보였다. 정영주는 "껍데기 집에는 케찹이 없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정영주는 "감독님이 분장을 지우고 가자고 해서 그렇게 했다. 첫 드라마인데 오히려 민낯이라서 마음의 부담이 더 줄었다. '애 아빠유?' 대사는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중요한 대사라 함구령까지 내려졌다. 내가 무슨 열쇠를 쥔 것처럼 뿌듯했다"며 미소 지었다.
'시그널' 이후 정영주는 SBS '끝에서 두번째 사랑', tvN '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 MBC '자체발광 오피스'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최근 종영한 '부암동 복수자들'에선 매력만점 악역으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정영주는 "무대 연기와 드라마 연기가 괴리되지 않는 걸 이제 알게 됐다. 다음에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도 행복할 것 같다. 고민을 꾸준히 하며 행복하게 연기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