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기억에 남는 게스트를 꼽자면 고(故) 김주혁이 아닐까. 수많은 게스트들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운데 셰프들을 존중하는 모습과 셰프들이 요리한 음식을 맛있게 먹었던 모습이 여전히 생생하다.
고 김주혁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2016년 2월 22일 출연했다. 당시 그는 “집밥을 먹은 지 6개월이 넘은 것 같다”고 짠한 사연을 밝히며 2015년 돌아가신 어머니의 음식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또한 고 김주혁은 셰프들의 요리에 대해서 냉철하게 평가하겠다고 재치 있게 말하고는 음식을 먹고 “춤을 출 뻔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고 김주혁의 모습은 3주년 방송에서 볼 수 있다. 이창우 PD는 “3주년 녹화를 하면서 지금까지 출연한 게스트 160명의 사진을 액자에 넣어서 걸었다. ‘냉장고를 부탁해’를 지난 10월부터 맡아 해서 고 김주혁을 개인적으로 뵌 적은 없지만 스튜디오에 걸어놓은 고 김주혁의 사진에 괜히 시선이 많이 가더라”라고 털어놓았다.
고 김주혁이 지난달 교통사고로 떠난 후 그의 음식을 요리했던 샘킴, 오세득 셰프는 자신의 SNS에 그를 기억하는 글을 게재하며 명복을 빌었다.
또한 이창우 PD는 160명 게스트 중 기억에 남는 게스트로 이덕화와 이태곤을 꼽았다. 이창우 PD는 “한동안 시청률이 주춤했는데 이덕화 이후로 시청률이 상승세를 탔다. 이덕화는 홍보의 목적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출연해줬다”며 “어르신들 모실 때는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는데 쉬는 시간에 ‘맛있다’고 해주고 워낙 말을 재밌게 해서 모두 에너지가 났다”고 했다.
이어 “이태곤은 낚시 좋아하는 걸 알았는데 섭외 후 그냥 나갈 수 없으니까 낚시하러 간다고 하더라. 사실 큰 기대는 안 했는데 스튜디오에 70cm 생선을 잡아 와서 놀랐다”고 전했다.
당시 이태곤은 자신의 냉장고와 생선 냉동고를 가지고 나왔는데 쉽게 볼 수 없는 생선을 공개해 출연진은 물론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이태곤은 녹화 전 군산에 내려가 낚시를 해 재료를 공수했다. 이태곤은 1.2kg 무늬 오징어와 70cm짜리 참돔을 셰프들의 요리 재료로 기꺼이 헌납했고 역대급 재료로 최고의 요리가 탄생해 눈길을 끌었다.
이창우 PD는 “이태곤이 가지고 온 생선이 워낙 커서 요리 후 한 입씩 먹어봤는데 지금까지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왔던 요리 중 최고의 요리가 아닐까 싶다. 좋은 재료가 나오면 셰프들의 실력이 더 나타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또한 이태곤이 음식 맛 표현도 적극적으로 해줘서 고마웠다. 그래서 그런지 이태곤 편이 올해 시청률이 제일 높았다”고 밝혔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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