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재욱이 '사랑의 온도'로 자신의 진가를 재확인시켰다. 올 초 방영된 '보이스'와는 전혀 다른 색깔의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그의 '어른 멜로' 혹은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김재욱은 오는 21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에서 자수성가한 사업가 박정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제 종영까지 3회만을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김재욱은 서현진, 양세종과 함께 막판 촬영에 한창이다.
박정우는 외모, 재력, 성격 모두 완벽한 남자다. 능력 있는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이 뛰어나며 사업가로서의 냉철함도 돋보인다. 여기에 한 여자만을 4년이 넘는 시간동안 옆에서 지켜주고 바라봐주는 '로맨틱함'도 갖췄다. 이런 남자가 세상에 어디있나 싶을 정도로 '완벽' 그 자체다.
그래서 방송 내내 박정우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일명 '서브병' 유발자로, 그의 사랑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는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키다리 아저씨'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이를 연기하는 김재욱만의 특별한 매력이 더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 초 인기리에 종영된 OCN 드라마 '보이스'에서 '역대급 사이코패스' 모태구 역으로 소름돋는 악역이라 평가를 받았던 김재욱이기에 과연 전작 이미지를 제대로 떨쳐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김재욱은 첫 등장부터 배우 특유의 섹시한 분위기와 탄탄하게 쌓아온 연기 내공으로 모태구의 그림자를 완벽하게 지워냈다.
오히려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180도 달라진 모습에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박정우는 대사보다는 눈빛으로, 또 표정으로 여러가지 생각들을 전달해야 하는만큼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하지만 김재욱은 이런 박정우를 맞춤옷 입은 듯 연기해내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강하게 흔들었다.
같은 대사나 상황도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듯, 김재욱은 자신만의 박정우를 완성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어찌보면 맹목적일 수 있고, 또 한편은 바보 같아 보일 수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서 냉정해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하는 등의 모습을 설득력있게 연기해낸 김재욱이다.
드라마의 특성상, 메인 커플이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길 응원하기 마련이지만 이와는 별개로 박정우가 열렬한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건 모두 김재욱이라는 배우가 가진 '특별함' 때문이다. "다음엔 꼭 로코 주인공으로 만나요"라는 목소리가 줄을 잇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사랑의 온도'를 넘어 또 다른 장르, 캐릭터로 변신을 시도할 김재욱의 또 다른 연기 행보가 더욱 기다려진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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