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구치 가즈토(22·요미우리)가 특유의 칼날 같은 제구로 한국 타선을 잠재웠다.
다구치는 19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한국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BPC) 2017' 결승전에 선발등판,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투구수는 108개.
다구치는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26경기에 등판해 170⅔이닝을 소화하며 13승4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신장 171cm의 단신으로 최고구속은 130km대에 그쳤다. 그럼에도 슬라이더와 컷패스트볼을 앞세워 2년 연속 10승 반열에 올랐다. 다구치는 이날 호투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구치는 1회 첫 타자 박민우 상대로 10구를 던지며 고전했다. 박민우는 볼카운트 3B-1S에서 내리 5개의 파울을 만들어내며 다구치를 괴롭혔다. 10구 승부 끝 투수 땅볼 아웃. 다구치는 후속 이정후에게 몸 맞는 공을 내줬으나 구자욱과 김하성을 연달아 범타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네 타자를 상대했지만 투구수는 16개. 박민우 제외한 타자들 상대로 투구수를 아낀 게 주효했다.
2회부터는 삼자범퇴였다. 다구치는 7구 승부 끝에 김성욱을 삼진으로 솎아냈다. 이어 하주석을 중견수 뜬공, 다시 정현을 삼진 처리했다. 3회에도 류지혁을 삼진 처리하는 등 삼자범퇴였다. 3회까지 투구수는 49개.
다구치는 4회 2사 후 이날 경기 첫 안타를 허용했다. 이정후를 초구 땅볼로 처리했으나 구자욱과 9구 승부를 펼쳤고 힘겹게 삼진을 만들었다. 다구치는 결국 김하성에게 좌중간 담장 원바운드로 때리는 2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김하성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일본은 4회 선취점을 뽑으며 다구치의 부담을 덜었다. 다구치는 5회 2사를 깔끔히 잡아낸 뒤 류지혁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한승택까지 안타를 때려내며 2사 1·3루, 그러나 박민우가 2루 땅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일본은 5회 3점을 뽑아내며 멀찌감치 달아났다. 다구치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공 17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투구수 99개에서 맞이한 7회 역시 무실점. 다구치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일본은 7-0으로 앞선 8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ing@osen.co.kr
[사진] 도쿄(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