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 첫 등판을 가진 좌완 심재민(23·kt)이 위기 상황을 비교적 잘 정리했다. 과정은 몰라도 어쨌든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심재민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일본과의 결승전에 4회 선발 박세웅을 구원한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이번 대회 들어 아직 등판이 없었던 심재민은 이날 위기 상황에서 첫 출격, 일단 귀한 아웃카운트 두 개를 벌었다.
3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했던 박세웅이 4회 흔들렸다. 선두 야마카와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어 우에바야시의 포수 앞 번트 때 야수선택으로 두 명이 모두 살았다. 한승택이 2루로 던졌으나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이어 도노사키의 우익수 뒤 적시 2루타가 나오며 선취점을 뺏겼다.
그러자 선동렬 감독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좌타자 니시카와를 상대로 좌완 심재민을 붙였다. 무사 1,3루의 실점 위기였지만 심재민이 이겨냈다. 니시카와를 2루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가이와의 승부에서는 상대의 스퀴즈 작전 때 한승택이 3루 주자 우에바야시를 잡아내며 다시 한숨을 돌렸다.
마무리가 깔끔하지는 않았다. 가이에게 볼넷을 내줘 다시 2사 1,2루의 위기를 맞은 심재민은 겐다에게도 3B에 몰린 끝에 또 볼넷을 허용했다. 지나치게 신중한 탓에 승부가 다소 길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자 대표팀 벤치는 우완 김명신을 세 번째 투수로 올려 심재민의 대회는 끝났다. 다행히 김명신이 교다를 3루수 직선타로 묶고 4회를 끝냈다.
만약 추가 실점을 했다면 선발 다구치가 호투를 벌이고 있었던 일본 쪽으로 흐름이 기울 수 있었다. 하지만 심재민과 김명신이 일본의 발걸음을 묶으며 한국도 희망을 살렸다. /skullboy@osen.co.kr
[사진] 도쿄돔(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