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 마무리 후보로 뽑히기도 했던 김윤동(24·KIA)이 명예회복에 실패했다. 개인적으로는 기억에 오래 남을 만한 씁쓸한 대회였다.
김윤동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일본과의 결승전에 0-1로 뒤진 5회 무사 1,3루 위기에서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4회 위기를 잘 정리했던 김명신이 5회 마쓰모토와 곤도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리자 선동렬 감독은 지체 없이 김윤동을 조기 등판시켜 승부를 걸었다.
김윤동으로서는 명예회복의 기회였다. 16일 열린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4-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제구가 흔들리며 세이브에 실패했다. 긴장한 탓인지 전반적인 구위가 한창 좋을 때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7일과 18일 이틀을 쉰 김윤동은 이날 경기 흐름을 좌우할 승부처에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부터 일본 팀 내 최고 장타력을 자랑하는 4번 야마카와와 상대했다. 그러나 자신감을 찾았는 듯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았고 결국 2B-2S에서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그 후로는 다시 흔들렸다. 이어 5번 우에바야시와의 승부에서 볼넷을 내줘 만루에 몰렸다. 다시 제구가 흔들렸는데 이것이 치명타였다. 다음 상대는 이날 선취타점의 주인공인 도노사키. 결국 도노사키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2루 주자 곤도가 홈에서 아웃되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으나 이어진 2사 1,3루에서 니시카와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단번에 스코어가 0-4가 됐다.
김윤동은 2사 2루에서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세가 일본 쪽으로 상당 부분 넘어간 뒤였다. 김윤동의 5회 성적은 1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 앞선 2실점은 김명신의 자책점이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번 대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skullboy@osen.co.kr
[사진] 도쿄돔(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