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준(한국체대)과 황대헌(부흥고)은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 19일 목동아이스링크서 막을 내린 2017-2018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대회 남자 5000m 계주 결승서 네덜란드와 미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의미가 남다른 우승이었다. 3차대회서 계주 은메달을 합작했던 남자 대표팀은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국제대회이자 안방에서 펼쳐진 올림픽 리허설서 올 시즌 첫 월드컵 계주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남자 대표팀의 차세대 에이스인 임효준이 부상을 안고 제 몫을 다했다. 임효준은 곽윤기(고양시청) 김도겸(스포츠토토) 서이라(화성시청)와 함께 계주에 출전해 마지막 주자로 금메달을 매조지했다.
임효준은 국제대회 첫 출전이었던 월드컵 1차대회서 1000m와 1500m 금메달, 500m 은메달을 따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러나 그는 허리 부상의 암초에 걸려 2~3차대회를 내리 불참했다.
임효준은 "1차대회 성적이 좋아서 2~3차대회도 욕심이 났는데 부상으로 못 나갔다"며 "4차대회는 한국서 열리고 올림픽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출전했다"고 말했다.
원하던 바를 이룬 임효준은 선수단에 공을 돌렸다. "개인전보다는 계주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켜서 정말 기쁘다. 계주 마지막 주자로 나서 긴장도 하고 부담도 많이 됐는데 형들과 감독님이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줬다. 결과가 나와서 기쁘고 감사하다."
아직 부상을 안고 있는 임효준은 "몸 상태는 70~80%다. 올림픽 전까지는 무조건 100%로 올릴 것이다. 계획에 맞춰서 준비하고 있다. 아픈 곳이 많아 훈련과 치료를 병행하면서 올림픽을 준비할 것이다. 부상만 없으면 올림픽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임효준은 개인전서 빛을 보지 못했지만 쓴 보약이 될 것이라 했다. 그는 "2~3차대회를 거르는 바람에 너무 급하게 서둘러서 실수가 많이 나왔다. 이것도 경험이고 배움이 된다"며 "너무 아쉽지만 이번 대회 출전이 약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계주에서 임효준이 빛났다면 황대헌은 남자 선수 중 유일하게 개인전 메달을 목에 걸었다. 1차대회 1000m, 1500m 은메달, 2~3차대회 1500m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황대헌은 이번 대회서도 1000m와 1500m서 모두 은메달을 수확하며 막내 같지 않은 존재감을 뽐냈다.
그럼에도 황대헌은 "많이 부족한 거 같다. 보완점을 꼼꼼히 신경써서 훈련에 임해야 한다. 체력, 레이스, 속도, 섬세함을 보완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이번 대회서 왼팔 부상을 안고도 은메달 2개를 거머쥔 황대헌은 "대회가 끝났기 때문에 훈련과 치료에만 신경써서 최대한 나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덤덤히 말했다.
'새로운 에이스'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절대 그런 생각 안 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난 아직 익지도 않아 계속 숙여야 한다. 항상 겸손해야 한다. 차분하고 침착하게 해야 한다"고 겸손의 미덕을 보였다.
안방 대회를 치르며 평창올림픽 분위기를 미리 체험한 황대헌은 "한국서 열린 대회의 분위기를 느껴 봐서 좋았다. 팬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힘이 많이 났는데 그런 만큼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dolyng@osen.co.kr
[사진] 목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