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력 차이가 스코어 차이다".
한국야구가 일본에 완패를 당했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치러지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결승 일본전에서 0-7 완봉패로 졌다. 지난 16일 예선 첫 경기에선 연장 10회 승부 끝에 7-8로 패했지만 이날은 투타 모두 무기력한 내용으로 완패했다.
'TV조선' 특별 해설위원으로 이날 경기를 중계한 김성근 전 한화 감독은 한일 투수들의 제구력 차이에서 승부가 결정났다고 패배의 원인을 찾았다. 일본은 선발 다구치 가즈토의 몸에 맞는 볼 1개가 유일한 사사구였지만, 한국은 박세웅(3개)·심재민(2개)·김윤동(1개)·김대현(2개)이 8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김성근 전 감독은 투수들의 제구력을 지적했다. 5회를 마쳤을 때 이미 0-4로 뒤져 있었고, 사사구 숫자도 6-1로 한국이 월등히 많았다. 김 전 감독은 "걱정한 대로 우리 투수들의 제구 난조가 나타났다. 박세웅, 김윤동의 제구가 부족했다. 본인들이 무리한 상황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감독은 "일본과 우리의 확실한 차이는 제구력이다. 스트라이크 제구도 그렇겠지만 코스에 원하는 제구가 되지 않는다. 코스로 던져야 할 공이 가운데 몰리거나 볼이 되면 벤치에서 움직이기 힘들다기보다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그게 지금 이 스코어 차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6회 추가 실점을 내주자 김 전 감독은 발언의 강도를 조금 높였다. 김 전 감독은 "여기 나오는 투수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인데 (제구가) 이 정도라는 건 슬프다. 포수가 요구한 대로 볼이 가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너무 스피드에 중점을 두다 보니 그렇다. 야구는 컨트롤이 생명이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재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전 감독은 "스피드는 타고나는 부분이 크지만 제구력은 연습하면 좋아질 수 있다. (연습) 개수가 모자란 사람한테 컨트롤이 나오진 않는다"며 많은 연습 투구로 제구를 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김 전 감독은 "이정후나 장필준 같은 가능성 보인 선수들이 있었다. 앞으로 성장 과정이 중요하다"며 "성장하려면 이런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오늘의 슬픔은 현장의 선수들뿐만 아니라 한국에 계신 모든 팬들도 기대했을 것이다. 기대한 만큼 우리가 성장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waw@osen.co.kr
[사진] 박세웅-다구치. /도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