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이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했다. 승리라는 토끼는 놓쳤지만, 경험이라는 가치는 천금보다 값졌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일본과의 결승전에 0-7로 패배했다. 지난 16일 예선전에서 7-8로 패배했던 한국은 결승전 진출에 성공하면서 설욕을 노렸다.
선수들은 경기 전부터 "꼭 이기겠다"는 말로 필승을 다짐하며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일본은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경기는 한국 선수의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선발 박세웅이 초반 제구 난조로 고전하면서 실점이 나왔고, 뒤이어 나온 불펜들도 꾸준히 실점을 했다. 여기에 타자들은 스트라이크존 곳곳을 찌르는 일본의 선발 투수 다구치의 제구에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한국의 설욕은 실패로 돌아갔고,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패배는 했지만,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경험과 함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하성은 이번 대회 꾸준히 안타를 치며 4번타자-유격수로 확실하게 자리를 굳혔다.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 코치의 뒤를 잇는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아울러 박민우는 경기마다 꾸준히 출루에 성공하면서 '국제용 리드오프' 탄생을 기대하게 했다.
또한 투수진에서는 예선전 선발 투수로 나섰던 장현식과 임기영이 나란히 호투를 펼치며 국가대표 '원투펀치'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고, 맏형 장필준 역시 오승환의 뒤를 이을 차세대 마무리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선동렬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엔트리 모든 선수를 사용하면서 골고루 경험을 쌓게 했다. 일본과 대만과 달리 나이 제한이 없는 와일드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던 가운데 한국 야구의 미래를 읶르 선수들에게 돌아간 기회라 이번 대회는 값졌다.
비록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 bellstop@osen.co.kr
[사진] 도쿄(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