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실무자들과 함께 독일 분데스리가 육성 시스템을 공부했다. 2017 K리그 아카데미 GM(General Manager) 과정이었다. 참가자들은 FSV프랑크푸르트, 마인츠05, 샬케04 유소년 클럽하우스를 직접 방문하고 19세 이하(U-19) 경기를 참관하는 등 독일의 유소년 육성 현장을 직접 체험했다. 구단으로 돌아온 이들은 유소년 육성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하는 계기가 됐다.
독일을 찾은 이유는 유소년 육성 시스템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인 독일은 당시 대표팀 멤버 중 22명이 분데스리가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자라난 이들이다. 어린시절부터 각 팀의 유소년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을 쌓고 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관중으로 경기장을 찾는 선순환 구조가 생기면서 가장 긍정적인 유소년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유소년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풀뿌리 축구가 살아야 K리그 근간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그 결과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유스 트러스트'를 구성, 발표했다. 'K리그 유스 트러스트'는 구단의 유소년 육성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연맹이 지난해 7월부터 진행한 사업이다. 유스 트러스트는 유소년 육성 분야 ‘클럽 라이선스’와 같은 사업으로, 유소년 육성을 위해 갖춰야 할 각 분야에 대해 구단별 현 수준을 진단하고, 향후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프로축구연맹은 프로그램 구성을 위해 발로 뛰었다. 해외리그 벤치마킹부터 K리그 전 구단을 방문해 관계자 인터뷰 및 유소년 선수단 훈련을 참관했다. 지난해부터 이뤄진 시스템 구축은 1년 만에 그 실체가 드러났다.
이미 K리그 팀들은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 중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FC 서울의 FOS(Future Of FC Seoul).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선수들이 모인 FOS는 유소년팀인 오산중과는 다르다. 엘리트 선수들이 중심이된 오산중이 실력은 훨씬 뛰어나고 관리도 편하지만 서울은 FOS를 통해 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은 학생들을 모아 직접 대회에도 참가한다.
FOS에서 가능성을 보이면 엘리트 팀에 합류할 수 있다. 스카우트 참관 하에 테스트를 받는다. 테스트에 통과하면 U-12세 팀에 합류할 수 있다. 하지만 FOS에서 공을 차는 어린이들은 엘리트 선수가 되는 꿈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꿈을 꾼다. 사회 진출에 대한 의지도 가능하다. 2012년 출범한 FOS는 최고의 훈련장에서 축구 자체에 대한 즐거움을 갖게 만든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북, 수원 등 K리그 대부분 구단들이 엘리트 선수 팀뿐만 아니라 취미로 공을 찰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있다. 이유는 유소년 축구가 안정적으로 자리잡게 만들기 위해서다.
특히 연맹이 심혈을 기울이는 K리그 유스 트러스트는 집행부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새롭게 변신을 꾀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에 울림을 던졌다.
K리그는 모든 클럽이 U12, U15, U18 유스팀을 두도록 의무화했다. 유럽식 축구를 지향한다. 그리고 유스팀 간 연중리그를 개최하고 있다. 또 전 경기 분석영상 제작, 선수 데이터 제작 및 각 구단 공유하며 훈련의 계획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부터 매년 실시 중인 유럽 지도자 연수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선진 육성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박지성 본부장을 임명하며 유소년 축구 발전을 노리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를 살리는 것이 한국 축구의 뿌리를 지키는 것이라는 대명제를 정하고 이미 여러 가지 노력을 펼쳤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체계화된 모델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당장 축구협회와 협업을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 특히 학원팀과 공존도 프로축구연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점이다.
축구협회는 박지성 본부장 선임을 통해 선진 축구를 배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박 본부장은 유소년 축구 지도 경험이 거의 없다. 비록 해외 축구 경험이 많다고 하지만 크고 작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 가장 잘 짜여진 프로축구연맹의 유소년 정책을 바로 적용하는 것도 잘못된 일은 아니다.
K리그 유스를 통해 프로축구에 합류한 선수들의 숫자도 쉽게 파악하기 힘들 정도다. 애정과 사랑을 받고 결과물까지 나온 프로축구연맹의 유소년 시스템을 대한축구협회와 박지성 본부장은 유심히 지켜볼 이유가 생겼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