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성한지 11주년을 맞은 그룹 나몰라패밀리가 '핫한' 개그 공연으로 돌아왔다. '핫쇼'로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나몰라패밀리에게 단 하나의 롤모델은 바로 그룹 컬투였다.
나몰라패밀리는 '핫쇼'라는 타이틀의 개그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2006년 SBS '웃찾사'를 통해 세상에 첫 선을 보인 나몰라패밀리는 벌써 결성 11주년을 맞았다. 이번 '핫쇼'는 11년간 쌓아올린 노하우를 모두 쏟아낸 결과물이다. 덕분에 연일 만석을 이루고 있는 중. 공연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나몰라패밀리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핫쇼'1, 2를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잔 마음으로 이번 공연에는 시즌3을 붙이지 않았다. 공연을 거듭하며 노하우가 생겼고, 관객들을 대할 때 더 여유가 생겼다. 이번엔 관객들과의 소통도 훨씬 많아졌다. 개그맨들이 연차가 쌓이면 몸보다는 말로 하는 개그를 많이 하는데 우리는 분장부터 몸으로 웃기는 것, 말도 하고 노래까지 다 한다.(웃음)"(김경욱)
"10월 공연이 매진됐다. 나갈 때 관객들의 표정을 보면 '우리가 이겼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웃음) 공연 보는 분들은 전날 표를 예약하고 오시기까지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나. 그 만큼의 기대가 있는데 그걸 무너뜨리고 싶지 않다. 소위 '본전 생각' 안 나게 하자는 게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다행히 '핫쇼'를 보러 온 관객들은 다들 만족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기분이 좋다."(김태환)
"관객들의 만족도를 실감할 때가 많다. 여자친구와 함께 온 남자 관객들은 딱 앉을 때부터 '웃겨봐'라는 표정으로 팔짱 딱 끼고 우리를 바라본다.(웃음) 그러다 나중에는 공연에 빠져서 점점 몸이 앞으로 나오고, 나중엔 함께 뛰면서 공연을 즐긴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 그럴 때 공연의 묘미랄까, 그런 걸 많이 느끼고 있다."(고장환)
특히 이번에는 나몰라패밀리를 동경해왔던 개그맨 양진범이 이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양진범은 "전보다 분량이 많아져서 부담스럽고 때로는 잠못드는 날도 생기는데, 형들과 함께 해 영광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함께 하는 후배들에게는 '혹독한 선배'라고 말하는 나몰라패밀리는 "특히 공연은 더욱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서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특히 개그 프로그램이 방송사에서 사라진 후 많은 후배들이 공연 경험이 있는 우리에게 조언을 구한다. 그럴 때 마다 '관객들이 본전 생각을 하게 만들면 그 공연은 망한 것'이라고 말한다. 공개 무대와는 차원이 다른 마인드로 올라가야 한다. 우리 또한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폴댄스나 밸리댄스 등 여러 가지를 꾸준하게 배웠다. 심지어 밸리댄스 대회 나가서 상까지 받았다.(웃음) 그런 각오로 무대에 오르지 않으면 안 된다."(김경욱)
그들에게 공연의 소중함을 가르친 스승은 다름 아닌 컬투. 나몰라패밀리는 정찬우와 김태균을 언급하며 "우리는 형들에게 그렇게 배웠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목표이자 유일한 롤모델인 컬투는 15년 이상 경력을 가진 나몰라패밀리 멤버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이름이다.
"컬투 선배님들 앞에서 할 때에는 정말 뭘 해도 떨린다. 우리들의 선생님이기도 하다. 과거에 형들 웃기려고 별 분장을 다 했는데, 그 때 노력들이 쌓여서 아직도 개그맨을 하고 있다.(웃음) 선배님들이 가르쳐주신 개그 세계관을 아직도 이어가고 있다. 컬투 선배님들을 웃기는 게 우리의 목표였다. 선배님들이 빵 터지면 그보다 행복함이 없었다."(고장환)
"나몰라패밀리가 만들어진 것도 컬투 형님들 덕분이다. 한 6개월을 준비하고 '웃찾사' 녹화를 했는데 반응이 엄청났다. 무대에서 내려와 인사를 하러 나가는데 컬투 선배님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더라. 원래 우리가 녹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 컬투 선배님들이 제작진에게 '얘네가 안 웃기면 우리가 2년 동안 출연을 하겠다'고 조건을 걸어서 우리가 나가게 된 거였다. 그러다 그 나몰라패밀리 무대가 빵 떠서 계속 출연을 하게 됐다."(김경욱)
아직도 나몰라패밀리에게는 엄하지만 언제든지 그들을 위해 달려와주는 컬투는 곧 공연을 보러 오겠다고 약속했다고. 나몰라패밀리 멤버들은 "우리가 '컬투쇼' 안 나가는 이유가 컬투 앞이라 늘 방송을 망쳐서다. 형들 오면 진짜 떨릴 것 같다"고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컬투 형들이 오는 날 오신 관객들은 진짜 난리날 거다. 우리가 진짜 '죽어도 좋다'고 생각할 만큼 최고의 공연을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장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리의 목표는 '컬투'다. 컬투가 지금까지 엄청나게 큰 규모의 공연장에서 단둘이 공연을 하지 않냐. 지금은 110석이지만 500석, 2000석 공연장에서 할 수 있도록 키우고 싶다. 우리끼리 예능 프로그램도 하고 싶고, 나몰라패밀리 이름을 건 라디오도 하고 싶지만, 제일 1순위는 컬투처럼 되는 거다. 컬투인데 좀 젊고 섹시한 컬투?(웃음)"(김경욱)
어떤 그룹으로 남고 싶느냔 질문에 이들은 동시에 "섹시한 공연에 미친 그룹"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모든 행동의 청사진을 그리고 팀을 이끄는 리더 김경욱, 강한 임팩트로 개그의 핵심을 찌르는 김태환, 디테일한 개그로는 그룹에서 최고인 고장환은 서로의 밸런스를 유지하며 지금의 팀 활동을 앞으로도 이어가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나는 나몰라패밀리가 정말 디테일함까지 챙기는 팀으로 기억됐으면 한다. 경욱이 형, 장환이 모두 같은 생각을 하며 한 방향성으로 걸어가고 있다. 함께 이 팀 색깔을 유지하고 싶다. 개그를 잘 하면서도 이왕 매력 발산하면서 '저 팀 뭔데 저렇게 멋있지'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섹시함을 가진 팀이 되고 싶다."(김태환)
"원하는 별명은, 내공 꽉 찬 멋쟁이? 익을 대로 익은 남자?(웃음) 농염한 팀이 되고 싶다. 생각마 해도 미소 지어지는, '볼빨간 개그팀'이 됐으면 좋겠다. 가장 좋은 기억이 나는 여행처럼, 일상을 살면서도 문득 생각나는 그런 개그팀이 되고 싶다. 또 하나. 공연에 미친 놈들, 사람들에게 그렇게 기억 되고 싶다."(고장환)
한편, 나몰라패밀리의 '핫쇼'는 대학로 JH아트홀에서 공연 중이다. / yjh0304@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