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아시안게임이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2위로 마친 선동렬 감독이 다음 구상을 밝혔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지난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렸던 일본과의 결승전을 'APBC 2017' 일정을 마무리했다. '선동렬호'의 다음 시선은 내년 8월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으로 옮겨졌다.
APBC 대회는 유망주 발굴 및 경험을 위해 24세 미만, 프로 3년 차 이하의 선수들로 출전 자격이 제한돼 있던 '친선 경기'의 성격이 강했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맞대결이 있었던 만큼 승리에 대한 바람도 있었지만, 선동렬 감독은 '실리'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아시안게임과 2020년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최대한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밝혔다. 나이 제한이 없는 와일드카드 3장도 사용하지 않았다. 일본과 대만은 와일드카드 3장을 최대한 활용한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그만큼 KBO리그 최초로 전임 감독을 맡은 선동렬 감독의 '장기 플랜'은 확실했다.
비록 결승전에서 일본에게 경기를 내주면서 선동렬호의 첫 대회는 정상에 서지 못했다. 그러나 확실한 희망은 봤다. 박민우와 김하성의 활약을 통해 앞으로 10년을 이끌 대표팀 '키스톤 콤비'를 발견했고, 이정후라는 스타플레이어 탄생을 기대하게 했다. 아울러 일본과 대만을 상대로 활약한 장현식과 임기영은 대표팀 '원투 펀치'로서 활약을 예고했고, 박진형, 장필준의 활약 속 단단해진 뒷문을 기대하게 했다.
비록 대회 초대 우승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선동렬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한 장기 비전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어느정도 정립할 수 있었다.
우선 선수 선발 원칙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선동렬 감독은 "아시안게임은 5월말 예비엔트리를 정할 계획이다. 24명이 엔트리 정원이지만, 45명을 발표해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시즌 중이라 몸을 만드는 것에 대한 부담은 덜할 것이고, 경기 감각도 살아있을 것이다. 컨디션이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대표팀을 통해서 팀 분위기의 중요성도 새롭게 알게 됐다. 이번 대표팀은 또래 선수가 모인만큼, 역대 대표팀 중 가장 친밀감도 높고 화기애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동렬 감독도 이번 대표팀의 가장 큰 무기로 젊은 선수들의 패기를 따로 언급할 정도였다. 그만큼 지금의 대표팀 분위기를 최대한 잇겠다는 생각이다. 선동렬 감독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품을 보겠다. 팀을 잘 이끌고, 팀워크가 있는 사람을 뽑겠다"라며 "이번 대회에서 그런 부분도 고려해야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회 우승이 좌절된 만큼, 남은 기간 보완 과제에 대해서도 명확했다. 선동렬 감독은 "우리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잡아야한다. 우리나라 투수는 변화구를 던져서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투수들은 기본기에 충실해야한다. 젊은 투수들도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많이 느꼈을 것"이라며 "도쿄 올림픽까지 보고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 bellstop@osen.co.kr
[사진] 도쿄(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