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갖지는 못했지만 꼭 필요한 것은 가졌다. 박성현(24·KEB하나은행)과 유소연(27·메디힐)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7시즌 ‘올해의 선수상’을 공동수상했다. 박성현은 일찌감치 수상을 결정지은 신인상에 이어 상금왕까지 3관왕에 올랐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에는 실패했다. 한국 낭자군은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15승을 합작, 한국 선수 한 시즌 최다우승 타이를 이뤘다.
한국시간 19일 새벽, 공동 선두그룹과 1타 뒤진 공동 5위에서 LPGA 2017시즌 마지막 대회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250만 달러, 우승상금 62만 5000달러, CME 글로브 포인트 우승보너스 1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 나선 박성현은 3타를 줄이며 선전했으나 우승컵은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에게 돌아갔다.
주타누간은 렉시 톰슨, 제시카 코다, 지은희와 최종라운드에서 나란히 5타를 줄였으나 3라운드까지 성적이 앞섰던 덕분에 1타차 극적인 우승(-15)을 차지했다. 생각지도 않게 만들어진 공동 선두의 상황에서 18번홀 장거리 버디 퍼팅이 주타누간에게 우승상금 62만 5,000달러를 품에 안게 하는 결정적 한 타가 됐다. 박성현은 미국의 미셸 위와 함께 12언더파, 공동 6위로 시즌 최종전을 마무리했다.
보너스 100만 달러가 주어지는 CME 글로브 포인트는 미국의 렉시 톰슨이 차지했다. 대회 시작전부터 박성현에 비해 근소하게 포인트가 앞서 있던 톰슨은 공동 2위로 시즌 최종전을 마감함으로써 포인트 우승자가 됐다. 톰슨은 시즌 최저타수상의 개인상도 확정지어 베어트로피를 수상하게 됐다.
하지만 박성현은 유소연과 더불어 ‘올해의 선수상’을 공동 수상했다. LPGA 투어에서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을 동시에 석권한 경우는 1978년 낸시 로페즈 이후 박성현이 처음이다. 박성현은 39년만에 새 역사를 쓰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에서 앞서고 있던 유소연은 시즌 최종전에서 공동 30위로 부진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박성현은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클럽(파72, 6556야드)에서 계속 된 대회 마지막날 라운드에서 매우 순조롭게 출발은 했다. 2, 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하고, 파5 6번홀에서 또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에서 유리한 고지에 섰다. 그러나 이후부터가 문제였다. 박성현은 보기를 한 개도 범하지 않았지만 버디 또한 없었다.
렉시 톰슨은 경기 내내 선두권을 유지하며 우승을 향해 진군하다 마지막 18번홀에서 1미터가 채 안 되는 파 퍼트를 놓치며 공동 선두를 허용했고, 뒷조에서 경기하던 아리야 주타누간이 18번홀 장거리 버디 퍼팅을 놓치지 않으면서 우승컵의 주인공은 한순간에 뒤바뀌었다. /100c@osen.co.kr
[사진] 박성현이 LPGA 투어 2017시즌 마지막 대회,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6번홀에서 아이언 샷을 날리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