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밥차남' 김지숙 "일화야, 형탁아 미안해"
OSEN 조경이 기자
발행 2017.11.20 19: 03

"형탁이랑 일화한테 너무 미안하죠. 촬영할 때 '미안해, 나 한번만 욕할게' 하고 해요. 욕하다가 정이 드는 것 같아요"
MBC 주말드라마 '밥상 차리는 남자'에서 고정도(심형탁)의 엄마이자 SC식품연구소 소장 최선영 역할을 맡은 배우 김지숙이 심형탁과 이일화에게 촬영할 때마다 미안하다고 전했다. 
극중 최선영은 SC식품을 손에 넣는 것이 생의 유일한 목적이다. 아들을 후계자로 세우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 사람을 시켜 협박을 하는 것은 물론, 정태양(온주완)의 SC식품 입사를 막기 위해 영하 20도 냉동고에 가두기까지 했다.

김지숙은 "악역이라고는 알고 출연을 결정했지만 이 정도로 악행을  계속 저지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4회차에는 차가 낭떠러지로 떨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은 뛰어내려 살고 아들은 죽게 만든 여자다.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휴머니즘은 제로인 악녀"라고 설명했다. 
"대본 리딩을 하다가 최선영의 악행에 저도 모르고 '재수없어'라는 말이 툭 튀어나왔어요. 너무 드라마에 몰두해 있었나봐요."
극중 최선영의 역할에 몰입된 시청자들이 실제 김지숙을 마주치면 어려워한다고 했다.
"마트에 가거나 하면 알아보시는데 싫어하는 눈빛을 보내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최선영의 악행 때문이겠죠. 드라마 때문에 저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지막지한 욕을 먹고 있고요. 그렇지만 시청자들이 욕하면서도 재미있게 봐주시는 듯해서 감사하기도 하고. 더 열심히 해야죠."
연기인생 40년만에 첫 악역 도전이었다. 게다가 '밥차남'과 더불어 연극 '장수상회'의 주연으로도 캐스팅돼 드라마와 연극을 오가는 스케줄이었다. '장수상회'에서는 소녀같은 꽃집 여인을 맡아 밥차남 캐릭터와의 온도차도 컸다.
김지숙은 "선한 여인 역할과 악녀 두 가지를 가을에 함께 연기하게 됐다"며 "연극에서는 선녀같은 착한 연기를 하다가, 드라마에 와서는 버럭버럭 계속 화를 내야해서 초반에는 감정을 잡기가 조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밥차남' 속 김지숙의 명대사까지 탄생했다. 극중 베일에 쌓인 이일화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샅샅이 뒤져서라도 내 앞에 끌고와"라고 하는 대사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 이에 최근 김지숙의 팬클럽에서는 이 명대사로 커피차를 선물했다. 
김지숙은 "그 대사를 20번 정도는 한 것 같다"며 "그런데 팬들이 재미있게 봐주셨을지를 몰랐다. 커피트럭을 보내주셨는데 그 대사가 딱 붙어 있어서 웃음이 터졌다. 재미있었고 또 캐릭터를 잘 받아들여주셔서 감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밥차남' 이후 차기작도 쇄도하고 있다. 악역으로 시청자들의 살벌한 악플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차기작도 악역으로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지숙은 "이번에 밥차남을 하면서 악역을 소화하는데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며 "빨리 착한 역할을 해서 제가 그런 이미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진짜 악역을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다. 마음에 부족함 없이 시원하게 보여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밥차남 많이 사랑해주세요. 또 매회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를 최선영도 재미있게 봐주세요"라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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