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20일 오후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막말을 한 것으로 드러난 김원석의 징계 때문이었다. 결국 한화는 논의 끝에 가장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방출’이었다.
SNS상에서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은 지금껏 몇몇 있었다. 그러나 단칼에 방출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이전 사례보다 정도가 심각했다 해도 방출 결정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분명 한화의 대응은 매우 강력했고, 또 비교적 신속했다. 그러나 그 결단 뒤에는 인간적인 고뇌도 있었다. 한화도 이번 사태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 것은 마찬가지였다.
한 관계자는 “방출 결정이 내려졌지만 어쨌든 가슴이 아픈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물론 잘못은 선수가 했지만, 동고동락했던 소속 선수 하나를 쳐내는 과정이 말처럼 쉽지는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실 이미 김원석은 구단의 징계를 받은 상황이었다. 김원석의 막말 메시지가 처음 알려진 것은 10월 초였다. 당시에는 이상군 감독대행 등 내부인들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한화도 모니터링을 통해 이를 발견했고,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가 있던 김원석에게 벌금을 물어 엄중 경고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방출’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잘 토닥이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구단과 함께 하길 바랐다.
그런데 사태가 일파만파 커졌다. 추가 폭로된 내용에는 치어리더에 대한 비하는 물론, 대통령과 전태일 열사를 조롱하는 메시지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코칭스태프를 비난한 것은 구단 내부의 문제였다. 반성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구단 밖의 문제였고, 한화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회의가 소집된 뒤 얼마 되지 않아 방출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한화로서는 뼈아픈 일이다. 내년 시즌 구상도 일부가 바뀔 판이다. 그러나 한화는 원칙에 벗어난 일, 잘못된 일에 대해 용납하지 않는 단호한 태도를 보여줬다. 소중한 선수를 잃는 아픔을 감수하면서까지 중징계를 내렸다. 이는 향후 KBO 리그의 구성원들에게도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첫 방출 사례가 나온 만큼 모든 구성원들이 이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SNS는 요즘 세상의 트렌드다. 계정 하나 없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상당수의 선수들이 SNS를 통해 지인들과 소통한다. 그러나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선수 또한 이 SNS를 통해 곤경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경기에서 못한 날은 수없이 욕이 쏟아지는데 이성을 잃고 대응하면 곧바로 구설수가 된다. 구단들이 “현역 때는 되도록 SNS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이유다. 하지만 성인이기에 이를 제지할 방법은 없다. 사건이 터지지 않기만을 기도한다.
SNS 문제가 불거지자 모든 구단들이 교육을 강화하는 등 나름대로의 대책은 세웠다. 그러나 선수들의 돌발행동은 계속 터져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의 강경한 대응은 타 팀의 잣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제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SNS를 잘못하거나, 대외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하면 언제든지 방출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는 것이다. 한화가 열 번의 교육보다 훨씬 더 강력한 한 번의 메시지를 남겼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