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김원석(28)을 방출했다.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김원석은 어느 팀과도 계약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다시 기회를 얻을지는 불투명하다.
한화는 지난 20일 외야수 김원석을 방출했다. 지난달부터 불거진 팬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가 공론화됐고, 한화 구단도 보호하기 어려울 만큼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김원석은 20일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도중 귀국 조치됐고, 한화 구단은 긴급 회의 끝에 방출이라는 구단의 최대 조치를 취했다.
한화 관계자는 "구단에서 마지막까지 고민했지만 사안이 너무 심각했다. 방출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며 "구단에선 어떻게든 선수를 안고 가려 했다. 한용덕 감독님도 마무리캠프에서 김원석을 지켜보며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 했지만 지금 상황에선 계속 함께하기 어려웠다"고 방출 결정 배경을 밝혔다.
김원석은 확실한 주전은 아니지만 주전급으로 활용 가능한 백업 선수를 기대를 모았다. 올 시즌 1군 데뷔 두 번째 시즌을 보낸 김원석은 78경기에 출장, 타율 2할7푼7리 54안타 7홈런 26타점 29득점 OPS .796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 3할2푼6리와 대타 타율 4할5푼5리로 찬스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좌완 투수들을 공략하는 데 뛰어났다. 좌투수 상대 79타수 26안타 타율 3할2푼9리 4홈런 16타점 OPS 1.011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루타 9개, 3루타 1개, 홈런 4개로 좌투수 상대 장타가 전체 안타의 절반을 넘었다. 수비에서도 투수 출신답게 강한 어깨를 갖췄다. 중견수, 우익수로 활용 가능하다.
이처럼 선수로서 김원석의 쓰임새는 분명하지만 이번 SNS 논란으로 망가진 이미지가 문제다. 단순히 한화 구단과 선수, 팬뿐만 아니라 지역 비하와 대통령 및 역사적 인물에 대한 조롱 내용까지 포함돼 있어 대중의 공분을 샀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프로 구단이 감당하기엔 김원석의 SNS 사태는 너무 크다.
최근 사건사고를 일으켰던 선수들도 이미지 훼손에 발목 잡혔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7월 공연음란죄로 kt에서 임의탈퇴된 뒤 1년 동안 선수활동이 중지된 김상현이 있다. 지난 7월 kt에서 임의탈퇴 해제됨과 동시에 웨이버 공시된 김상현은 자유계약선수로 풀렸지만 어느 팀도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 만 37세로 고령의 나이 문제도 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2005년 두산에서 39도루를 기록하며 외야 유망주로 기대를 모은 윤승균 케이스가 있다. 이듬해 시즌 후 성폭행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았고, 2008년 두산에서 방출됐다. 5년간 자숙시간을 보낸 끝에 2년 뒤 2011년 초 KIA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다. 당시 나이 만 28세. 재기를 노렸으나 팬들의 강한 반발로 인해 KIA 입단이 불발된 바 있다.
해외 불법도박으로 KBO 중징계를 받은 임창용이 2015년 11월 삼성에서 방출된 뒤 지난해 3월 KIA와 계약하면서 돌아온 사례가 있긴 하다. 임창용의 경우 '고향팀에서 명예회복'이란 명분이 있었고, 전년도 구원왕으로 녹슬지 않은 실력도 있었다. KIA가 비난을 감수하고 기회를 줄 만한 이유가 존재했다.
1989년생으로 만 28세의 김원석은 선수로는 한창 때이지만 지금 당장 타팀에서 기회를 받기란 쉽지 않은 분위기다. 당분간 자숙의 시간이 불가피하다. 반성하고 뉘우치며 진심으로 속죄해야 한다. 큰 실수를 저지른 김원석은 깊은 후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aw@osen.co.kr
[사진] 김원석(위)-김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