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수목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극본 김이지 황다은/ 연출 김상호 이상엽)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을 꼽자면 한 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 악역을 소화한 복수 대상 3인방이 아니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최병모는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2% 부족한 허당기로 유쾌하게 이끈 드라마 성공의 일등공신 중 한 명이다. 이에 OSEN은 최근 그를 만나 다양한 촬영 비하인드스토리를 들어봤다.
이하 최병모와의 일문일답.
Q. 촬영이 끝난 소감은 어떠신가요?
"매번 작품 끝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큰 산을 넘은 듯한 느낌이에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지 동료 연기자들을 보면서 배우는 게 많았어요. 하시는 분들이 나이랑 상관없이 베테랑이라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됐죠."
Q.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여자 세 분의 색깔이 참 달라서 재밌었어요. 케미스트리가 좋지 않았나 싶어요. 특히 라미란씨가 계신 팀은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요. 사실 복수 대상자인 저희들끼리 그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어요. 우리도 반격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웃음)"
Q.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잘 될 예감이 들었나요?
"솔직히 알았어요. 대박까진 아니더라도 중박 정도는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중년 여성들이 찜질방 같은 곳에서 같이 보면 재밌겠다 싶었죠. 중간부터 봐도 재밌고 설명하기 편하고 복잡하게 관계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통쾌한 면도 있으니까요. 너무 진지하지 않아서 좋았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캐릭터도 친근하게 잡은 것 같아요. 약간 허당인 면이 없으면 무서운 놈이 되니까 극이 너무 무거워질 것 같아서요. 가볍고 밉상, 진상인 캐릭터로 설정해 연기했죠."
Q.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요?
"약간은 경박스러운 웃음소리? 정혜도 말도 없는 편인데 남편까지 그러면 무거워질 것 같아서 나라도 생각이 모자라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해 그렇게 웃었어요."
Q. 실제 이요원씨는 어떤 분인가요?
"저도 그동안 텔레비전으로만 봐서 '차도녀' 느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친구가 알면 알수록 재밌더라고요. 오랫동안 연기해서 중심이 잘 잡혀있는 분이고요. 막 의지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렇게 어른스럽다가도 한 번 웃어주면 또 그렇게 어린애 같아요. 웃을 때 아이처럼 웃거든요. 극과 극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극에서 항상 구박을 받으니까 잠깐 웃어주면 심쿵하더라고요. 나중에 친해지고 나서는 제가 대놓고 깐족거린 것 같아요. 정말 좋은 배우예요."
Q. 라미란씨와 명세빈씨도 궁금해요.
"명세빈씨는 눈빛을 보고 있으면 '내가 네 마음 다 알아'와 같은 느낌이에요. 엄마 미소같이 따뜻하죠. 라미란씨는 분위기 메이커 그 차제에요. 그 친구가 있는 현장은 항상 재밌었던 것 같아요."
Q. 이준영씨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정말 마음에 든 친구예요. 나중에 잘 될 거예요. 사실 준영이가 아이돌인 줄 몰랐어요. 그런 거에 대한 건방짐이 없더라고요. 싹싹하고 예의 바르고 무엇보다 웃는 게 좋더라고요. 또 순박하고요. 그런데 무표정하면 사연을 가진 애 같고요. 그래서 제가 '너 그냥 배우 해라'고 했죠. 나이에 비해서 속으로 가지고 있는 게 많은 아이에요. 좋은 친구를 건진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좋았어요. 사람들이 저랑 닮았다고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면도 있고요.(웃음)"
Q. 최근 결혼을 하신 걸로 아는데요. 아내분 반응은요?
"제가 SNS를 잘 안 하니까 와이프가 이야기를 많이 해줘요. 저도 보는 편이긴 한데 좀 소심해요. 안 좋은 이야기에 상처를 잘 받아서 가능하면 안 보려고 하는데 그런 부분을 와이프가 채워주는 편이에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 nahee@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