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동 복수자들'은 예상외 신예들을 대거 발굴한 드라마다. 그중 극중 라미란의 아들로 등장해 눈도장을 찍은 배우 최규진도 마찬가지. 이번 '부암동 복수자들'을 통해 드라마에 첫 데뷔한 그는 훤칠한 키와 아이돌 못지않은 외모, 무엇보다 로맨틱한 감성을 지닌 22세 청춘이었다.
최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극본 김이지 황다은/ 연출 김상호 이상엽)은 재벌가의 딸 김정혜(이요원 분), 재래시장 생선장수 홍도희(라미란 분), 그리고 대학교수 부인 이미숙(명세빈 분) 등 살면서 전혀 부딪힐 일 없는 이들이 계층을 넘어 가성비 좋은 복수를 펼치는 현실 응징극이다.
그 흔한 청춘스타 한 명 없이도 탄탄한 대본, 세심한 연출, 몰입감 높은 연기로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불리며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했던 바. 특히 홍도희가 자랑하는 모범생 아들 김희수로 분한 최규진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족을 위하는 마음으로 훈훈함을 자아내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무엇보다 최규진은 이번 '부암동 복수자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킨 상황. 이에 최근 OSEN은 앞으로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보이는 최규진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하 최규진과의 일문일답.
Q. 촬영을 마친 소감은 어떤가요?
"첫 단추가 잘 꿰매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많이 아쉬운 것 같고요. 두 달 정도 촬영했는데 마지막 촬영 끝나고 집에 가니까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들더라고요. 촬영장에 가는 것 자체를 좋아해서 아쉬운 마음이 커요."
Q. 첫 촬영 소감도 궁금해요.
"처음에 갔을 때 가는 내내 너무 떨렸어요. 대본 리딩 현장에 갔을 때도 떨렸고요. 그런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아서 떨리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Q.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제가 아직 카메라 기술이 부족하다 보니까 감독님께서 많이 가르쳐 주셨어요. 초반에는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막바지가 되니까 적응이 되더라고요."
Q.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오디션을 봐서 합류했어요. 10대 캐릭터가 여러 명 있었는데 각자 역할이 정해진 상태로 오디션을 본 게 아니였어요. 대본이 좀 미리 나왔고 2명이 오디션장에 들어가서 서로 캐릭터를 바꿔가면서 연기했어요. 감독님께서 제게는 희수 캐릭터가 어울린다고 생각해주신 것 같아요."
Q. 엄마 역할인 라미란씨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요? 누나 역할인 윤진솔씨와는요?
"라미란 선배님은 처음에 봤을 때부터 친근하게 다가와 주셔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진솔 누나는 저희 둘 다 숫기가 없어서 촬영이 끝날 때쯤 친해졌어요."
Q. 또래 친구들과의 만남도 궁금해요.
"동우는 처음 봤을 때 악역이라는 이미지는 못 받았는데 연기를 얄밉게 잘 하더라고요. 보라 누나도 처음엔 저보다 어릴 줄 알았는데 한 살 많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준영이는 처음에 봤을 때 키가 크다고 생각했죠. 특히 준영이는 동갑이라 처음부터 편하게, 친하게 지낸 것 같아요."
Q. 극중 어떻게 보면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볼 수 있는데 연기하면서 힘들진 않았나요?
"저는 희수가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정욱(신동우 분)이만 괴롭혔을 뿐이지 다른 친구들이랑은 잘 지냈으니까요. 친구도 있었고요. 자기만의 줏대가 뚜렷한 친구라 정욱이의 괴롭힘을 힘들어하기보다는 귀찮아했다는 느낌이에요. 그러다 보니 처음엔 무시를 하려고 했는데 가족 욕이 나오다 보니 반응을 하게 된 거죠. 그래서 희수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라는 입장이라기보다 정욱이의 괴롭힘이 그저 귀찮았던 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Q. 라미란씨가 '썸남'에게 설레하는 모습에서 쓸쓸한 눈빛 연기를 선보였는데 어떤 마음으로 연기했나요?
"어떤 사람이든 그런 입장에서는 똑같은 감정을 느낄 것 같아요. 실제로 저희 엄마가 그러면 저도 기뻐할 수만은 없을 것 같거든요. 상황 자체가 충분한 조건이 만들어져서 자연스럽게 그런 감정이 나왔어요."
Q. 되돌아보니 아쉬웠던 장면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감정적인 부분이 힘들었어요. 처음에 정욱이를 때렸을 때도, 가족 욕이라는 포인트에서 희수의 감정이 한 번에 확 돌아야 하니까 그게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어요. 되돌아보니 희수라는 아이가 때릴 정도라면 정말 이성을 잃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럴 정도로 격한 표현이 잘 안 된 것 같았거든요."
Q. 연기자는 언제부터 꿈꾼 건가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바로 연기학원에 갔고 인문계를 다니면서 방송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학원에 다니면서 오디션을 보고 여러 아역이나 CF도 찍게 되고 고등학교 2학년 겨울부터 입시를 해서 대학교를 가고 연극을 하다가 데뷔를 하게 됐죠."
Q. 부모님이 반대하진 않으셨나요?
"부모님이 반대하실 수 없게 제가 계속 뭔가 보여드린 것 같아요. 꾸준히 혼자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대학교도 잘 가게 됐고요. 지금 드라마도 하고 있으니 부모님이 반대할 만한 구실을 안 보여드린 것 같아요."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나요?
"멜로요. 코믹 멜로 말고 정통 멜로요. 제가 멜로 영화를 좋아하거든요. 요즘은 그런 정통 멜로가 없다 보니까 그런 영화를 찍게 된다면 나중에 제가 느꼈던 감정들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해주고 싶어요."
Q. 연기가 왜 좋은가요?
"연기는 일이지만 제 사생활과도 연관이 되어있어요. 제가 평소에 연기를 하지 않고 살 때도 연기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거든요. 잘 살아야 연기를 잘 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연관성이 굉장히 흥미로운 것 같아요. 배우라는 직업이 감정을 다루잖아요. 보통 일에는 감정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배우는 감정이 배제되면 안 되는 직업이다 보니 더 흥미로워요."
Q. 10년 뒤 어떤 배우로 성장하고 싶나요?
"모든 사람들이 최규진이라는 배우를 떠올렸을 때 '연기 잘하지'라는 말이 나오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적인 면으로는 누가 생각해도 반박할 수 없는 그런 배우요."
Q. 마지막으로 시청자들과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그동안 '부암동 복수자들'을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다음 작품을 하게 될 때는 또 다른 캐릭터와 연기로 다시 찾아뵐 테니 그동안 건강 조심하시고 식사 거르지 마세요. 다음 작품으로 찾아뵐게요." / nahee@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