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필준(삼성) 신드롬이 거세다.
올 시즌 데뷔 첫 20세이브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장필준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을 계기로 전국구 스타로 우뚝 섰다. 새로운 스타에 목마른 삼성은 장필준의 활약에 반색하고 있다.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만난 김한수 감독은 마운드 재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장필준의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필승조의 핵심 역할을 맡아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김한수 감독은 "장필준을 중심으로 필승조를 구축해야 한다. 경기 후반 접전 상황에서 투입 가능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장필준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 두 차례 등판해 평균 자책점 0.00을 기록하는 등 완벽투를 뽐냈다. 그러나 불펜 피칭 도중 왼쪽 옆구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재활 과정을 밟느라 시범경기에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올 시즌 필승조로 낙점받은 터라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1군 무대에 지각 합류한 장필준은 5월 12일 넥센전서 시즌 첫 세이브를 달성한 데 이어 7월 4일 롯데를 상대로 10세이브째를 거뒀다. 그리고 9월 7일 롯데전서 데뷔 첫 2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APBC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장필준은 "대표팀 발탁은 처음이다. 그래서 감회가 더 새롭다. 당연히 배운다는 자세로 갈 생각이다. 좋은 기회를 얻은 만큼 정말 후회없이 해보고 싶다. 그리고 국제 대회를 경험하면 한층 더 성장한다고 하는데 나 역시 발전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25명 가운데 한 명일 뿐이다. 목표는 단 하나다. 모든 선수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이뤄지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장필준은 두 차례 마운드에 올라 2⅓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뽐냈다. 16일 일본과의 첫 대결에서 1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그리고 17일 대만과의 경기에서는 1-0으로 앞선 8회 2사 2,3루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실력만 뛰어난 게 아니다. 일본전이 패한 뒤 후배들에게 따뜻한 진심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분위기가 가라 앉지 않게끔 세심하게 다독이는 등 맏형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참가중인 코칭스태프 및 동료들도 장필준에 대한 칭찬일색이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깜짝 스타로 이름을 알린 정현욱 1군 불펜 코치는 "구위가 정말 좋더라. 시즌 후반 들어 피로가 쌓여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는데 이번에 던지는 걸 보니 가장 좋을때의 모습과 흡사했다. 3개국 투수 가운데 구위가 가장 좋다"고 엄지를 세웠다.
또한 그는 "장필준이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이 커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잘 아시다시피 장필준은 정말 성실한 선수다. 훈련할때 가장 열심히 한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필준은 팀내 최고의 노력파로 꼽히는 김헌곤(외야수)이 인정할 만큼 성실하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러 가면 항상 (장)필준이가 훈련하고 있다. 정말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라고 엄지를 세웠다.
장필준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렸다. 이승엽 은퇴 이후 새 얼굴이 필요한 가운데 장필준이 괄목할 만한 활약을 펼치며 '내년에는 장필준의 이름과 등번호를 유니폼에 마킹하겠다'는 팬들이 크게 늘었다는 후문이다.
장필준의 올 시즌 연봉은 6500만원. 데뷔 첫 20세이브를 돌파했고 APBC 대표팀에서 완벽투를 선보였다. 이만 하면 억대 연봉 진입은 무난할 듯. 여러모로 훈풍만 부는 분위기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