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던 대표님으로 돌아왔다. '사랑하기에 더 외로웠던' 김재욱은 이제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양세종에게도 먼저 손을 내밀었다. 끝까지 멋있었던 대표님, 김재욱이다.
김재욱은 지난 20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에서 질기게 이어온 이현수(서현진 분)를 향한 마음을 깨끗하게 접는 박정우를 몰입감 넘치게 연기해내 시청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5년 간 옆에서 지켜봐온 이현수를 포기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다시 온정선(양세종 분)과 사랑을 시작한 이현수를 잊고자 억지로 일에만 매달렸다. 그러다 열병을 앓았다. 부암동 집, 아무도 없는 그 곳에서 박정우는 이현수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꿈을 꿨다.
이뤄질 수 없기에 더 애틋한 포옹과 눈물이었다. 첫 만남부터 적극적이었던 온정선과는 달리 신뢰가 쌓일 때까지 선을 지켰던 박정우의 사랑법은 이현수의 마음에 닿지 못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박정우는 "만약은 없다"고 하는 이현수를 만난 뒤 5년간 담아둔 자신의 사랑과 가슴 아픈 이별을 했다.
김재욱은 더욱 깊어진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현수, 온정선과의 지난 날을 떠올리며 홀로 눈물 흘리던 장면은 김재욱의 연기 내공을 다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그가 얼마나 힘들게 마음 정리를 하고 있는지, 또 여전히 이현수와 온정선을 아끼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할 정도로 애틋함이 한가득 묻어났다.
힘겨운 시간의 연속이었고 그의 눈물이 마음 아프지만, 이제라도 이현수를 향한 외사랑을 접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오히려 잘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박정우가 진짜 자신의 짝을 만나 행복한 사랑을 하길 바란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현수를 핑계 삼아 이것저것 해달라고 요구하는 김준하(지일주 분)를 밀어내며 "너네들 뒤치다꺼리하는 거 아주 지긋지긋해"라고 돌직구를 날리거나 지홍아(조보아 분)에게 "이제 그만 나가라"라고 하는 모습은 그간의 답답함을 잠시나마 잊게 할 정도로 통쾌함이 있었다.
방송 말미 박정우는 온정선을 찾아가 채무 관계를 정리하겠다고 하며 화해의 손길을 건넸다. 아무리 우정보다 사랑이라고 해도 늘 눈에 밟히던 온정선이었기 때문. 위기도 있었지만, 이제 다시 '쿨'했던 대표님으로 다시 돌아온 박정우, 그리고 김재욱은 끝까지 '멋짐'을 잊지 않았다. /parkjy@osen.co.kr
[사진] '사랑의 온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