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신화를 이뤘던 진갑용 배터리 코치와 강민호가 삼성의 명가 재건을 위해 손을 맞잡는다.
진갑용 코치와 강민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의 안방을 지키며 올림픽 구기 종목 사상 첫 금메달 획득에 큰 공을 세웠다. 쿠바와의 올림픽 결승전서 주전 포수로 나선 강민호는 3-2로 앞선 9회 1사 만루 위기서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카를로스 레이 코토 주심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았다.
선발 류현진이 던진 바깥쪽 직구가 계속해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지 못한 채 두 명의 주자가 연속해서 볼넷으로 걸어나가 만루가 됐다. 이에 강민호는 심판에게 가볍게 어필했고 주심은 주저없이 강민호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당시 너무도 긴박한 상황에서 발생된 사건이었기에 김경문 감독까지 덕아웃에서 뛰어나왔고 그라운드에 있던 5명의 심판까지 모두 홈 베이스로 몰려들 정도로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사태는 몇 분 후 진정됐고 강민호 대신 진갑용이 마스크를 썼고 류현진에 이어 정대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자칫 하면 동점 혹은 끝내기 패배로 갈 수 있었던 절박한 순간이었다.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은 차분히 볼을 찔러넣었다. 1구 스트라이크, 2구도 스트라이크. 3구째 정대현 특유의 싱커가 홈플레이 앞에서 뚝 떨어졌다. 동요의 흔적이 없는 무심의 피칭이었다.
구리엘이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으나 타구는 땅볼. 유격수 박진만의 앞으로 굴러갔다. 2루 베이스 앞에서 차분하게 잡은 박진만은 2루수 고영민에게 토스했고 고영민은 베이스를 찍고 1루수 이승엽에게 볼을 던졌다. 공은 이승엽의 글러브에 들어갔고 24명의 전사들은 모두 두 팔을 번쩍 들었다.
진갑용은 현역 은퇴 이후 원정 기록원과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 지도자 연수를 거쳐 삼성 코칭스태프에 합류했다. 내년부터 1군 배터리 코치를 맡을 예정. 두 번째 FA 자격을 얻게 된 강민호는 삼성에 안착하게 됐다. 2년 연속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삼성. 베이징 금메달 신화의 주역 진갑용 코치와 강민호의 의기투합에 다시 한 번 도약을 꿈꾸고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