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결국 집토끼 단속에 실패했다.
롯데는 21일 FA로 풀린 포수 강민호에게 4년 총액 80억 원을 제시했으나 재계약이 결렬됐다고 발표했다. 곧이어 삼성은 강민호와 계약기간 4년, 총액 80억 원(계약금 40억 원, 연봉 총액 40억 원)의 조건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이로써 2004년 롯데 입단 후 13년 동안 롯데의 대표선수로 활약했던 강민호가 파격적으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2017시즌 후반기 돌풍을 일으키며 3위로 가을야구를 맛봤던 롯데는 엄청난 전력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비상사태다.
반면 지난 시즌 9위에 그쳐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삼성은 호재를 맞았다. 삼성은 스타급 주전포수를 영입해 단번에 취약포지션을 메우며 전력보강에 성공했다. 아울러 삼성은 이승엽 은퇴 후 스타기근에 시달릴 수 있는 위기서 베테랑 강민호 영입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비시즌 롯데는 FA로 풀린 간판선수 손아섭과 강민호 잡기를 최우선 과제로 뒀다. 황재균 영입설이 돌기도 했지만 팬들의 바람과 구단의 사정은 달랐다. 구단 내부에서는 일찌감치 조건이 맞지 않아 황재균 영입전에서 손을 놓은 상태였다. 대신 손아섭과 강민호를 모두 잡아 확실하게 전력누수를 막는데 중점을 뒀다.
결과적으로 강민호의 이탈로 롯데의 비시즌 계획은 크게 틀어졌다. 공수를 조율하는 포지션인 포수는 핵심 중의 핵심 포지션이다. 강민호의 공백은 너무나도 크다. 수준급 포수를 키우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롯데에 김사훈(30)이 있지만 나머지 포수들은 20대 초반으로 경험이 적다. 당장 강민호가 빠진 롯데는 전력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
이렇게 된 이상 롯데는 손아섭 잡기에 올인하는 수밖에 없다. 조건을 높이더라도 일단 손아섭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 손아섭마저 이탈할 경우 롯데 팬들의 엄청난 동요를 막을 길이 없다. 손아섭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보일 정도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 하지만 손아섭이 마이너 계약을 감수하지 않는 이상 미국진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손아섭을 원하는 국내 다른 구단의 제안도 있을 수 있다. 결국 롯데는 손아섭에게 섭섭지 않은 대우를 해줘 그를 잡는데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불리한 상황이 됐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