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2014년 방송된 드라마 ‘백년의 신부’ ‘삼총사’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한 정해인은 데뷔 1년 만에 영화 ‘역모: 반란의 시대’(이하 역모)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는 영광을 누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CG효과와 와이어 없는 날 것의 액션 연기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액션스쿨에 다니며 활, 검 등을 쓰는 기술을 익히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지금도 신인이긴 하지만 그때는 열정과 패기가 더 뜨거운 일명 ‘쌩신인’이었기에 다 할 수 있다는 말로 촬영장에서 쉬지 않고 연습했다고 한다.
정해인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전신 타박상이었지만 제가 몸을 추스를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그냥 안고 갔다. 부상이 있으니 연기를 할 때 표정이나 호흡이 좀 더 현실감 있게 나온 것 같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그의 노력은 ‘정해인=김호’ 자체로 느끼게 할 정도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순수하게 보이는 비주얼속에 감춰진 양파 같은 매력을 지닌 김호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또 한 번 여심을 흔들 것 같다.
‘역모’의 각본 연출을 맡은 김홍선 감독은 “배우들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서 매 장면을 만들어 나갔다. 드라마 촬영을 하다보면 기술 감독에 맡기는 경우도 있지만 이 영화는 처음부터 배우들과 같이 콘셉트를 정해서 디테일하게 갔다”고 자신했다.
정해인의 액션 연기에 대해서는 “정해인에게 좀 더 많은 시간을 주고 연습을 할 수 있게 했다면 좋았을 텐데 준비 기간이 짧았다. 한 달 남짓 연습을 하고 들어갔는데 그 정도를 해냈다”며 “100점은 아니지만 90점을 주고 싶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인 정해인이 타이틀 롤의 부담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이인좌를 연기한 선배 김지훈의 도움이 컸다. 무더운 여름날 먼지 속에서 액션연기를 하는 정해인에게 에너지를 북돋아줬다고. 정해인 역시 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언론시사회는 물론 인터뷰 자리에서 여러 차례 밝혔던 바다.
‘역모’에서 김지훈이 소화한 이인좌는 드라마 ‘도둑놈 도둑님’ ‘왔다! 장보리’에 보여준 캐릭터들과는 상반되게 매몰차고 카리스마 넘친다.
김홍선 감독은 “김지훈이 여러 드라마에서 여린 역할을 많이 해서 남성스러운 줄 몰랐는데 만나서 이야기 해보니 달랐다”며 “저는 배우와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고 그의 실제 성격과 캐릭터 이미지가 잘 맞는지 보는 편이다. 김지훈이 이인좌 캐릭터에 맞는 성격이었다.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보는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액션 영화는 오랜 기간 영화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다양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그들이 벌이는 대규모 전투와 화려한 액션, 그리고 웅장한 영상은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김홍선 감독은 그러나 “아무래도 액션장르는 남자들이 더 선호하지 않나. 많은 여자들이 피 튀기는 액션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기에 1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층을 안고 갈 생각은 없었다”며 “저는 ‘역모’가 보기 편안한 액션 영화라고 생각한다. 굳이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있어야하나 싶었다. 지구를 구하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연쇄 살인마들의 이야기가 있지 않나. ‘역모’는 그런 이야기들 중에 쉽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인 바람으로 희망하는 관객 수는 100만 관객이 들었으면 좋겠다(웃음).”/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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