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대어들이었던 황재균(30·kt)과 강민호(32·롯데)가 나란히 대형 계약에 사인했다. 내년에 FA 시장에 풀릴 최정(30·SK)과 양의지(30·두산)가 반사효과를 볼 전망이다.
황재균과 강민호는 이번 FA 시장에서 새 소속팀을 찾았다. 모두 좋은 대우를 받았다. 황재균은 지난 17일 kt와 4년 총액 88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강민호도 21일 삼성과 4년 총액 80억 원에 계약하며 두 번째 FA에서도 대박을 쳤다. 두 선수 모두 특별한 옵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의 대부분이 보장 금액이다. 따뜻한 겨울 예약이다.
프로야구 FA 시장은 대개 전년도 계약자들의 금액을 타고 성장했다. 내년에 풀리는 선수들은 이 계약을 지렛대로 삼을 전망이다. 최정과 양의지가 대표적이다. 리그 최고의 3루수로 뽑히는 홈런왕 최정은 2014년 SK와 맺은 4년 총액 86억 원의 계약이 내년으로 끝난다. 양의지는 첫 FA를 앞두고 있다. 내년 최대어들로 뽑힌다.
황재균은 프로 1군 통산 1184경기에서 타율 2할8푼6리, 115홈런, 594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통산 0.785다. 아무래도 최정의 성적이 더 낫다. 최정은 통산 1392경기에서 타율 2할9푼4리, 271홈런, 911타점을 수확했다. OPS는 0.913에 이른다. 3루 포지션에서의 공격 생산력은 단연 현역 최고다.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전성기를 열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황재균의 금액을 훨씬 상회해야 정상이다. 4년 총액 100억 원 이상의 계약이 유력하고, 얼마까지 올라가느냐가 관건이다. 설사 내년 성적이 올해보다 다소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 이미 보여준 것이 많기 때문이다. SK도 프랜차이즈에 대한 대우를 소홀히 할 수 없다. ‘기본적’ 금액이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경쟁이라도 붙으면 폭등이다.
양의지의 계약은 오히려 최정보다 더 큰 관심사다. 최정은 보상금 규모 등이 커 팀을 옮기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양의지는 첫 FA다. 그리고 리그에서 희귀한 포수다. 그냥 포수도 아니다. 강민호와 리그 최고 구도를 양분하고 있는 최정상급 포수다.
강민호보다 빛을 본 시기는 늦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의 성적만 놓고 보면 강민호에 비해 떨어질 것이 별로 없다. 통산 조정 공격 생산력(wRC+)을 봐도 의외로 별 차이가 없다.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좋은 공격력을 선보인 덕이다. 수비와 리드에서는 이미 양의지가 강민호를 근소하게 추월했다는 게 현장의 평가도 있다. 만 31세의 선수라 아직은 활용 가치도 충분하다.
때문에 양의지도 강민호의 계약 조건을 참고하고, 내친 김에 그 이상을 바랄 공산이 크다. 포수 최고액 역사를 1년 만에 경신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또한 내년에는 3루에는 김민성(넥센), 포수에서는 이재원(SK)도 함께 FA 자격을 얻는다. 이들 역시 내년 성적이 좋을 경우 시장가치보다 더 높은 계약을 기대할 만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최정(왼쪽)-양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