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테임즈(31·밀워키)의 뒤를 이은 또 다른 대박이 가능할까. KBO 리그에서 뛴 외국인 선수들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MLB) 안착 여부도 화제다. 윌린 로사리오(28)와 앤서니 스와잭(32)이 그 후보다.
KBO 리그를 평정한 테임즈는 지난해 말 밀워키와 3년 총액 1600만 달러(약 175억 원) 상당의 계약을 맺고 금의환향했다. 그간 KBO에서 뛴 외국인 선수들은 MLB 복귀에 다소간 애를 먹었던 것이 사실. ‘한 번 실패한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물론 몇몇 선수들이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뒤 MLB 무대를 밟은 적은 있다. 그러나 확실히 정착했다고 볼 만한 척도의 계약은 없었다.
하지만 테임즈가 올해 잔잔한 돌풍을 일으키면서 KBO를 보는 MLB의 시선도 사뭇 달라졌다. 테임즈는 올해 밀워키의 주전 1루수로 자리 잡으며 타율 2할4푼7리, OPS(출루율+장타율) 0.877, 31홈런, 63타점, 83득점의 좋은 성적을 냈다. 초반의 기세를 후반까지 이어가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연봉을 고려하면 충분히 본전 이상의 성적이었다.
이런 테임즈에 이어 MLB로 직행할 외국인 선수로는 로사리오가 뽑힌다. 지난 2년간 한화에서 좋은 성적을 낸 뒤 MLB 복귀를 타진한다. 로사리오는 2년간 246경기에서 타율 3할3푼, 70홈런, 231타점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냈다. 테임즈급 임팩트는 아니었지만 미국과 일본 모두에서 관심을 받기에는 충분한 성적이다.
로사리오는 MLB 경력 자체만 놓고 보면 테임즈보다 더 나았다. 2011년 콜로라도서 MLB에 데뷔, 2015년까지 447경기에서 타율 2할7푼3리, 71홈런, 241타점을 기록한 화려한 경력이 있다. 아직은 그를 기억할 만한 관계자들이 많다.
실제 휴스턴과 시애틀의 스카우트를 역임한 버니 플레스코프는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로사리오는 한국에서 매우 좋은 타격 성적을 냈다. 클리블랜드처럼 좌완에 맞설 1루 플래툰 우타자가 필요한 팀에는 잘 어울린다”면서 “로사리오는 긴급상황시 포수도 볼 수 있다.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주목했다. 테임즈만한 계약은 어렵겠지만 MLB 보장계약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물론 금전적으로 더 매력적일 일본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5년 두산서 뛴 스와잭은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았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어 다년계약에 도전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은 오프시즌 초반 스와잭의 예상 계약으로 3년 1500만 달러 정도를 제시한 적이 있다. 그 이상일 경우 KBO 외국인 선수 사상 가장 큰 대박을 칠 수도 있다.
두산에서 퇴출된 뒤 오히려 빛이 났다. 불펜으로 돌아간 스와잭은 2016년 뉴욕 양키스에서 26경기에 나가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해는 개인 최고 성적을 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밀워키를 거치며 70경기에서 77⅓이닝을 소화, 6승4패27홀드2세이브 평균자책점 2.33의 정상급 성적을 냈다. 최대어급은 아니지만 가격대비 성능비가 좋은 불펜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스와잭(왼쪽)-로사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