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메양의 결자해지와 뷔르키(이상 도르트문트)의 선방쇼도 토트넘전 승리를 보장하지 못했다.
도르트문트는 22일(한국시간) 새벽 독일 지그날 이두나 파크서 열린 토트넘과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5차전서 전반 오바메양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후반 케인과 손흥민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1-2로 역전패했다.
토트넘과 도르트문트 모두 눈에 보이는 동기부여는 크지 않은 듯했다. 토트넘은 앞선 4경기서 3승 1무(승점 10)를 거두며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지었다. 도르트문트는 정반대였다. 2무 2패(승점 2)에 그치며 3위에 처져 있던 도르트문트는 2위 레알 마드리드(승점 7)의 추격이 사실상 어려웠다.
그래도 토트넘과 도르트문트 모두 승리가 절실했던 건 반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 완패 등 최근 5경기서 3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도르트문트는 심각했다. 최근 4경기서 1무 3패로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다. DFB 포칼(독일 FA컵)서 마그데부르크(3부리그)를 이긴 것을 빼면 7경기서 3무 4패로 부진했다.
위기의 도르트문트에 희망을 준 건 최근 돌발행동으로 징계를 받으며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오바메양과 넘버원 수문장 뷔르키의 선방 퍼레이드였다.
선제골은 도르트문트의 몫이었다. 전반 31분 징계에서 돌아온 오바메양이 야르몰렌코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아 간결한 오른발 슈팅으로 토트넘의 골망을 흔들었다.
속죄 골이었다. 오바메양은 슈투트가르트전을 앞두고 훈련에 늦은데다가 도르트문트의 동의 없이 유명 프리스타일 선수를 훈련장에 초대해 홍보물 영상을 촬영했다. 도르트문트는 오바메양을 슈투트가르트 원정서 제외했다. 토트넘전 골로 잃었던 신뢰를 얻었다.
전반 막판엔 도르트문트의 스위스 출신 골키퍼 뷔르키의 선방 퍼레이드가 빛났다. 문전 쇄도한 에릭센의 오른발 슈팅을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막아내며 도르트문트의 골문을 사수했다. 뷔르키는 이어진 토트넘 코너킥서도 골문 구석을 향하는 다이어의 위협적인 헤딩 슈팅을 손끝으로 쳐내며 절체절명의 실점 위기를 넘겼다.
도르트문트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4분 만에 토트넘 주포 케인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수비수 톨리안이 위험 지역서 치명적인 패스미스를 범하면서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도르트문트는 31분엔 손흥민에게 뼈아픈 결승골까지 허용했다. 측면에서 알리에게 돌파를 허용한 뒤 손흥민의 오른발 한방에 카운터펀치를 얻어맞았다.
도르트문트의 최근 부진은 불안한 수비진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최근 5경기서 무려 12골을 내주며 뒷마당이 와르르 무너졌다. 극심한 수비 불안은 토트넘전서 또 한 번 드러났다. 고대했던 승리의 기쁨은 없었다. 쓰라린 역전패와 함께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픔만이 남았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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