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 처음과 끝에는 배우 김재욱이 있었다.
지난 21일 40부를 끝으로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 마지막 회에서 정우(김재욱)는 사랑했던 여자 현수(서현진)와 제일 좋아하는 남자 정선(양세종)의 사랑을 온전히 인정하며 다시 예전의 멋진 남자로 돌아왔다. 극 말미 현수와 정선의 소소한 결혼식에 초대 받아 참석한 정우는 진심으로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는 모습으로 지난 3개월간 쉼 없이 달려왔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김재욱은 ‘사랑의 온도’에서 재력, 능력, 성격, 외모에 탁월한 안목까지 지닌 냉철한 사업가 박정우 역을 맡아 매 회 눈을 뗄 수 없는 열연을 펼쳤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면모를 동시에 갖춘 캐릭터를 섬세한 연기력으로 표현해내 호평을 얻었다. 김재욱의 아낌없이 주는 키다리 아저씨 면모는 뭇 여성들의 로망을 충족시켰고 ‘사랑의 온도’는 배우로서 김재욱의 진가를 알린 작품으로 남았다.
#1. 성공적인 장르 변신
2017년은 김재욱의 맹활약이 눈에 띈 한 해였다. 올 초에는 ‘보이스’를 통해 극악무도한 악역 캐릭터로 모두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그가 ‘사랑의 온도’에서는 성숙한 어른 남자로 섹시한 매력을 한껏 드러냈다. 과연 동일 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짧은 기간 안에 스릴러에서 로맨스까지 극과 극 장르 변화를 이뤄 낸 김재욱은 올 한 해에만 두 편의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조명을 받았다.
#2. 캐릭터의 매력을 끌어 올린 연기
박정우는 5년간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애보를 간직했다. 극 초반 "내 여자야", "가족을 만들고 싶어", "과해요? 내 마음은 더 과한데" 등 직설적이지만 달콤하기까지 한 화법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박정우의 사랑이 쌍방로맨스가 아닌 외사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바로 김재욱의 연기다. 열 마디 말보다도 쎈 가슴 절절한 눈빛, 복잡다단한 감정을 응축한 표정과 분위기만으로도 캐릭터를 그려 나갔다.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박정우의 감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 낸 김재욱의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3. 김재욱의 진가 확인
‘보이스’가 배우로서 김재욱의 재발견을 이룬 작품이라면 ‘사랑의 온도’는 김재욱이 어떤 배우 인지를 다시금 확인시켜 준 작품이었다. 초반 다소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김재욱은 등장만 했다 하면 심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5년 간 지켜온 남자의 순정이 무너짐을 절절한 눈물 연기로 실감나게 표현했고 사랑, 애정, 분노, 질투, 시기, 처절, 애잔함까지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하는 캐릭터의 감정 변화도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만들었다.
이런 능수능란함은 김재욱이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쌓은 폭 넓은 연기 경험과 내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의 무르익은 연기가 ‘사랑의 온도’와 만나 특유의 섹시함까지 더해져 사랑 받을 수 밖에 없는 캐릭터로 탄생시켰고, 앞으로 김재욱이 어떤 작품 속에서 변신을 이뤄낼 지 그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까지 갖게 했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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