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잡는다', 백전노장 백윤식의 내공이 빛을 발한다.
백윤식은 영화 '반드시 잡는다'(김홍선 감독)로 관객들을 만난다. '반드시 잡는다'는 30년 전 미제사건과 동일한 수법의 살인이 또다시 시작되자, 동네를 잘 아는 터줏대감과 사건을 잘 아는 전직 형사가 촉과 감으로 범인을 쫓는 미제사건 추적 스릴러. 젊은 배우들이 주연으로 나선 경쟁작들에 맞서, 연기 경력만 합쳐서 70년인 두 배우 백윤식과 성동일이 모인 '반드시 잡는다'는 충무로에서 분명히 신선한 파격이다.
백윤식은 '반드시 잡는다'에서 월세 수금이 일상인 동네 터줏대감 심덕수 역을 맡았다. 심덕수는 아리동에서만 60년 가까이 살아온 동네 터줏대감이지만, 동네 사람들에게 돈만 아는 스크루지 영감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인물.
우연히 마주한 살인사건의 범인, 30년간 잡지 못한 '그놈'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를 위해 백윤식은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 동네 깡패와 산을 타며 벌이는 추격전, 피, 땀, 눈물이 들어가 있는 진흙탕 액션까지, 백윤식의 리얼 액션은 '반드시 잡는다'의 백미다.
백윤식은 "처음에는 대역을 썼는데 모니터로 보니까 너무 아니더라. 내가 아니니까 감독도 아니지 않았겠느냐"며 "전부 내가 소화했다"고 밝혔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다"는 백윤식은 "고통스러우면 못하지 않나. 그런데 운동효과도 내더라"고 껄껄 웃었다. 이어 "일부러 등산도 하고, 산책도 하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다"고 강조한 백윤식은 "'오늘은 운동을 좀 하는구나' 생각하면서 가파른 길을 올랐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말미를 장식하는 진흙탕 액션에 대해서는 "개펄 효과를 낸다고 제작진들이 푸대로 사다가 현장을 갯벌처럼 만들었다. 머드팩을 했다"며 "감독도 '선생님, 이거 굉장히 몸에 좋은 거예요. 좋은 것만 넣어놨다고' 하던데 뭐가 좋아. 비가 계속 내리니까 뻘이 아니라 흙탕물이 됐다. 진흙탕 액션만 3일간 찍었다"고 말했다.
특히 '반드시 잡는다'는 '시니어 배우' 백윤식과 성동일이 주연을 맡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특히 고희가 넘은 나이, 원톱으로 영화를 이끄는 백윤식이 주는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백윤식은 "제 입으로 말하기는 쑥스럽다"고 웃어넘겼다.
최근 충무로에서는 '아이 캔 스피크'의 주연을 맡은 나문희가 연기 인생 56년 만에 첫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시니어 배우'들의 약진이 돋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백윤식은 "영화를 만드는 건 적은 돈은 아니다. 그 분들 입장에서는 사업을 하는 입장인데,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마당놀이라고 치면 마당을 깔아놨으니 내가 한 판 놀아야 하는데 부담이 된다. 영화를 한 사람이 만드는 건 아니니까"라고 부담감을 토로했다. 이어 "그래도 제일 중요한 건 배우가 아닐까 싶다. 작품마다 무겁게 책임감과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소재와 배우가 다양해 지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그래야 한다고 본다. 소재나 이런 면에서 영화들이 더 다양해져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Oh! 커피 한 잔②에서 이어집니다.)/mari@osen.co.kr
[사진] NEW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