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 첫 시작은 좋았다.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양세종과 서현진이 그리는 현실 사랑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 21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 마지막 회에서는 현수(서현진 분)와 정선(양세종 분)이 사랑의 결실을 맺고 현수와 홍아(조보아 분)의 드라마는 성공, 정우(김재욱 분)의 사업이 번창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그런데 현수와 정선이 서로의 사랑에 믿음을 가지고 결혼식을 올리기까지 우여곡절의 시간이 있었다. 물론 드라마에서 위기는 필요한 과정이긴 하나 이 과정이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한 것이 아니라 ‘짜증’을 줬다.
시청자들에게 고구마를 선사했으면 사이다를 주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이 드라마의 엔딩은 어딘가 찜찜함을 느끼게 했다. 시청자들이 “아쉽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건 엔딩까지 가는 과정에서 양세종은 ‘짠내 남주’가 됐고 서현진은 ‘민폐 여주’가 됐기 때문.
정선과 현수는 먼 길을 돌아와 사랑을 시작한 커플이다.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하고 어렵게 연인이 됐다. 그런데 두 사람 앞에 현수를 사랑하는 정우가 있었다.
현수는 정우의 마음을 알지만 정선을 사랑하기 때문에 정우의 마음을 거절했다. 하지만 현수의 엄마 박미나(정애리 분)가 뇌동맥류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맞고 정우가 수술을빨리 할 수 있게 도와주면서 세 사람의 분위기가 묘해졌다.
어렵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사랑을 시작했지만 갈수록 시청자들은 현수가 미워질 정도로 정선이 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현수는 오로지 정선을 사랑하면서도 정우를 냉정하게 처내지 않았다. 거기다 불과 지난주 방송에서 현수는 정선의 프러포즈까지 거절했다. 정선은 직접 스케치를 해서 만든 반지로 프러포즈를 했지만 돌아오는 말은 “자신이 없다”였다.
그런데 또 갑자기 현수가 떠나려는 정선을 붙잡기까지, 시청자들은 현수의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남은 4회 방송에서 정선과 현수가 재결합하고 결혼식을 올리기까지, 방송 중반까지 시청자들의 마음을 잔잔히 흔들며 공감을 자아내던 이 드라마는 결국 아쉬움을 남기고 퇴장했다. /kangsj@osen.co.kr
[사진] SBS ‘사랑의 온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