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영웅 정대현(39)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롯데는 22일 "정대현 선수가 어제(21일) 구단 사무실을 찾아와 은퇴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롯데 구단은 정대현의 의사를 수용하고 지도자 길을 걷고자 하는 정대현의 지도자 연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로써 '베이징 올림픽의 영웅'이자, KBO리그 최고의 잠수함 투수로 명성을 날린 정대현의 현역 일대기도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됐다.
정대현은 지난 1997년 쌍방울에 2차 우선 지명으로 지명됐고, 경희대를 거쳐 2001년, 쌍방울의 신인 지명 권리를 그대로 이어받은 SK 와이번스에 입단했다. 이후 정대현은 2001년부터 SK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하면서 2000년대 후반 SK 왕조를 이꾼 '벌떼 불펜'의 중심으로 맹활약했다.
아울러 지난 2012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크했지만 실패했고, 이후 롯데와 계약을 맺으며 롯데의 일원이 됐다. 하지만 롯데에서의 생활은 만족스럽지 못했다.무릎과 허리, 골반 등 잦은 부상에 시달렸고 50경기 이상 출장한 시즌은 2013년과 2014년 두 시즌에 불과했다. 아울러 올 시즌에는 단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했다.
그러나 정대현의 통산 기록은 KBO리그 불펜 투수 최정상급이다. 662경기 등판해 46승 29패 106세이브 121홀드 평균자책점 2.21의 성적을 남겼다. 100세이브-100홀드 기록을 최초로 달성한 선수이기도 했다. 정대현은 KBO리그 불펜 투수 역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
정대현은 국제 대회에서 더 빛을 발휘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돼 미국 대표팀을 상대로 잠수함의 위력을 떨쳤고, 이후 숱한 국제대회에서 '핵잠수함'의 위력을 떨쳤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전 쿠바와의 경기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9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올라와 율리에스키 구리엘(현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유격수 병살타로 요리하면서 승부를 끝냈다. 사상 첫 야구 종목 금메달을 직접 이끌어 낸 영웅이 바로 정대현이었다.
하지만 정대현은 더 이상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한 채 현역 생활을 정리하고 지도자의 길로 접어든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