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감옥을 배경으로 미지의 공간 속의 사람 사는 모습을 그린 드라마이다. 그동안 죽음을 앞둔 사형수나 교도관들의 애환을 다룬 영화는 있었지만, 수용자들과 교도관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교도소의 현실을 반영한 드라마는 이례적이다.
22일 기대 속에 방송을 시작한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 이우정 정보훈, 연출 신원호)이 신원호 PD의 인기 시리즈 드라마 ‘응답하라’의 인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첫 방송에서는 넥센 히어로즈 소속 투수 김제혁(박해수 분)이 여동생을 성폭행하려던 범인을 과잉 방위한 혐의로 징역 1년을 구형받아 교도소에 수감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야구에 있어서는 빈틈없는 제혁은 일상으로 돌아오면 어리바리하면서도 불같은 성격을 지닌 반전남이었다. 무엇보다 말과 행동이 느려 주변 사람들에게 답답함을 안기기도 했다.
제혁은 이날 여동생 제희의 집에 안부 차 찾아 갔다가 성폭행을 당할 뻔한 동생을 구했다. 범인이 제혁을 보고 도주했지만 그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용의자를 잡기 위해 뒤쫓았다. 더 이상 갈 곳 없는 막다른 골목에서 대면한 두 사람. 제혁은 깨진 트로피의 조각으로 위협하는 그에게 맞서 돌로 머리를 내리쳤는데, 범인이 중상에 빠져 1심 재판에서 ‘과잉 방위’ 선고를 받았다.
제혁은 이에 집행유예로 풀려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서부 구치소에 수감된 것이다. 제혁의 가족이 항소했지만 그는 2심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교도소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슈퍼스타가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된 셈이다.
한편 서부구치소 교도관 준호(정경호 분)가 어린시절 제혁과 함께 야구를 했었다는 과거사도 밝혀졌다. 2005년 코치와 함께 자동차 사고를 겪은 두 사람은 팔과 어깨에 부상을 입었는데, 특히나 준호는 야구를 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아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12년 만에 제혁과 재회한 준호가 친구의 교도소 생활을 도우면서 앞으로 이들이 펼칠 브로맨스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번 드라마에서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공 있는 연기를 펼칠 정경호와 탁월한 감정 연기와 깊은 눈빛으로 안방극장을 채우는 박해수의 연기가 누구보다 선명히 각인될 것 같다./purplish@osen.co.kr
[사진] ‘슬기로운 감빵생활’ 방송화면 캡처